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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숨빌락②/ 김신자
2021-10-01 20: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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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는 보물이우다 78> 숨빌락②/ 2021. 10. 1. 제민일보 연재

 


하간 궂인 것덜 막젠 세운 메조제기탑

구덕쟁이 아방은 복 하영 먹은 순실일 안안 갯바우에 눅젼 배도 누르뜨멍 인공호흡을 ᄒᆞ여가가난 순실이가 왈락 게완게마는 정신이 돌아와서마씀. “순실아, 살아지커냐? 나가 누겐지 알아지커냐?” 다덜 ᄌᆞ들아간다 ᄌᆞ들아온다ᄒᆞ멍 가심을 막 흥글멍 ᄒᆞ여가난 순실인 쉐눈 ᄀᆞᇀ은 큰큰ᄒᆞᆫ 눈을 끔막끔막ᄒᆞ여가멍 아무충도 안ᄒᆞ게 일어납데다게. 얼먹은 순실인 갯바우에 놔둔 옷을 확확 언주완게마는 집더레 가불고, 우린 그 바당이서 놀지 못ᄒᆞ난 메조제기 동산으로 갓수다. 메조제기 우티 올라간 물웨 마이쿠로 불럼직ᄒᆞ게 놀레도 불르곡 알러레도 튀어가멍 ᄌᆞ미지게 놀앗주마씀. 나 두릴 적이 메조제기 동산은 잘도 높으고 바당도 험ᄒᆞ여노난 막 ᄆᆞ소와 낫수다. 게난 아이덜은 그디선 잘 놀들 안헤서마씨. 메조제기 동산으로 올라가는 질이 잘도 쪼글락ᄒᆞ여낫수다. 막 엉바우 져노난 ᄒᆞ꼼만 민찌로와노민 알러레 털어졍 죽을 수도 이서서마씀. 제우 ᄒᆞᆫ 사름썩 걸어뎅길 만이 질이 나나십주. 어떵ᄒᆞ당 비가 오는 날 그 알로 ᄂᆞ려올 때 나록덜 싱거진 논에서 물이 저푸게 ᄂᆞ려와가민 내에 끗어불카부덴 손심엉덜 그 내를 건너갓주마씸.

ᄄᆞᆫ 동네에선 방ᄉᆞ탑을 ‘거욱대’, ‘까마귀’, ‘극대’, ‘가메기동산’이옝 불루주만 우리 동넨 ‘메조제기’렌 불러낫수다. 메조제기 곡데기에 보민 매 ᄀᆞᇀ은 돌탑이 주둥이 주짝ᄒᆞᆫ게 아무거나 좃아먹엄직이 탁 세와젼 싯수다게. 바당이서 하간 궂인 것덜은 돌탑이 막아주곡, 하늘이서 안 좋은 것덜은 매가 좃아 먹어불렌 경 세왓젠 ᄒᆞᆸ디다. 우리 동네 사름덜은 ᄆᆞ을 앞바당에 시체가 떠올르는 일이 ᄌᆞ주 셍기고, ᄆᆞ을에 안 좋은 일이 ᄌᆞ주 셍겨가난 서착이 허(虛)ᄒᆞ연 영 궂인 일이 셍겨ᇝ구나 ᄒᆞ멍 메조제기탑을 세왓젠 ᄒᆞᆸ디다. 우리 삼춘신디 들으난 메조제기탑을 다을 적이 나쁜 구신을 막아준뎅ᄒᆞ는 큰큰ᄒᆞᆫ 무쉐솟을 ᄒᆞᆫ디 놘 쌓앗젠마씀. 보통 사름덜이 벌겅ᄒᆞᆫ ᄑᆞᆺ을 착착 뿌리멍 구신을 물리친덴 ᄒᆞ난 무쉐솟도 벌겅ᄒᆞᆫ 빗이 션 경 ᄒᆞᆫ디 놘 쌓앗젠 ᄒᆞ연게마씀.

“삼춘, 엿날엔 두린 애기덜 죽으민 이디 완 ᄆᆞᆫ 묻지 안ᄒᆞ엿수과예? 쪼글락ᄒᆞᆫ 산덜이 막 하서나신디양. 우리 두릴 적인 이 질을 걸어가젱ᄒᆞ민 그 애기 산덜이 ᄆᆞ소완 막 튀여가멍 헤나신디···,” “ᄋᆞ게. 엿날엔 이디가 ᄆᆞᆫ 고총이라낫주. 그쟈 집이서 애기덜 죽으민 ᄋᆢ디 화상물염에 완 ᄆᆞᆫ덜 묻어나시녜. 게난 나가 새마을지도자도 ᄒᆞ고 그 때 나가 새마을 훈장 협동장도 대통령신디 타신디, 새마을운동이 시작뒈가난 이디 이신 고총덜을 ᄆᆞᆫ 케어내연 저착 공동묘지레 간 묻엇주게. ᄒᆞᆫ 백여 구 넘게 이장ᄒᆞ연 이딜 새마을운동으로 정부 도움도 받으멍 싹 멘짝ᄒᆞ게 멘들앗주기.”

멩질 지나난 낮광 밤이 잘도 산도록ᄒᆞᆫ ᄀᆞ을이우다게. 용수리 바당질을 그쟈 주왁주왁만 ᄒᆞ여도, 벌겅케 익어가는 어욱만 붸려도 나 ᄆᆞ심엔 ᄆᆞᆰ은 수액이 막 도는 거 닮수다. 메조제기 우티 올라간 ᄂᆞ려봐가난 엿날 우리덜 시상이 봐지는 거 닮수다. 차귀도, 수월봉, 당산봉이 ᄒᆞᆫ 눈에 ᄆᆞᆫ 들어오곡양. 포구 양착이 탁 사둠서 동네에 하간 궂인 것덜을 들어오지 못ᄒᆞ게 ᄆᆞ을 입구를 ᄃᆞᆫᄃᆞᆫᄒᆞ게 지켜주는 거 닮아마씀. 먼먼ᄒᆞᆫ 태고적 우리 조상덜이 체얌 이 질을 걸엇던 거추룩, ᄀᆞ슬날 일상이 버친 사름덜은 하간 짐 부려놩 이녁의 생을 조멩헤 보멍 이 질을 ᄀᆞ닥ᄀᆞ닥 걸어보는 것도 ᄎᆞᆷ말 좋은 거 닮아양.

 

김신자 시인 / (사)제주어보전회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