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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도새기 이왁
2017-02-14 19:42:09
게무로사못살리카 <> 조회수 1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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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전형의 제주어로 읽는 세상사 22>

 

도새기 이왁

(2016년 11월 25일 제민일보연재)

“저 섯동네 느네 사둔칩이 잔치ᄒᆞ엿덴 ᄒᆞ연게 어떵 잘 ᄆᆞ쳐샤?” “예게. 날도 ᄄᆞ시고 보름ᄀᆞ리라노난 ᄃᆞᆯ도 훤ᄒᆞ연 가문잔치도 막 ᄒᆞ기 좋아나십주.” “그거 ᄎᆞᆷ ᄉᆞ망이여이. 게난 사름덜토 하영 와시컨게.” “게메마씸. ᄀᆞᆮ는 거 보난 ᄒᆞᆫ 칭 넘은 도새기 시 ᄆᆞ리나 잡앗덴 ᄒᆞᆸ데다.” “ᄃᆞᆼ사둠서 ᄄᆞᆯ 가냥 허염덴 헨게 ᄂᆞ시 큰 잔치 ᄒᆞ엿구나게. 게도, 그 ᄏᆞᆫᄏᆞᆫᄒᆞᆫ ᄈᆞᆺ젱이 느네 사둔이 ᄆᆞ심을 크게 먹어낫저이.”

엿날인 종짓술 석 잔광 ‘돗궤기 석 점에 국수 ᄒᆞᆫ 사발’이 잔칫집이서 손님 모시는 기본이라십주. 잔치가 크곡 족곡 ᄒᆞᆫ 건 도새기 잡은 수정으로 가늠ᄒᆞ곡 ᄒᆞ여신디, 돗궤기를 더 먹고정 ᄒᆞ믄 궤깃반 멩그는 도감을 잘 사귀와사 뒈여마씀. 뒷펜으로 ᄉᆞᆯ째기 궤기 ᄒᆞᆫ 반 더 받아지민 지꺼진 일이라십주. 게고, 주연 펜이선 돗궤기를 얄룹게 잘 써는 익숙은 도감을 속아줍셍 잘 빌어사 궤기를 ᄌᆞ냥ᄒᆞ여지는 거라마씀. 돗궤기 읏인 잔치는 들어본 도래가 읏입주. 가다금 멧이 돗추렴을 ᄒᆞ믄 동넷사름 ᄆᆞᆫ 모다들엉, 아으덜은 오좀푸께 불엉 축구도 ᄒᆞ곡 어른덜은 간 썰어놩 훍은소금에 찍어가멍 술안주도 ᄒᆞ곡, 말짜엔 웨상문세 ᄌᆞᆨ으멍 궤기 갈랑덜 가곡 ᄒᆞ여나십주.

월력을 보난 오널이 신해(辛亥)일, 도새기 날인게마씀. 도새기는 사름덜신디 삼겹ᄉᆞᆯ 목ᄉᆞᆯ 등심 갈리 항정ᄉᆞᆯ 갈매기ᄉᆞᆯ 다릿ᄉᆞᆯ 머릿궤기 족발 순대ᄁᆞ지 어디 ᄒᆞ나도 데껴 불지 안ᄒᆞ영 먹도록이 몸을 바칩네께. 사름덜이 고마왕 ᄒᆞ여사 뒈여마씀. 우리덜은 누게 내미리는 소리로 ‘도새기 닮은 놈’ᄒᆞ멍 욕심차거나 무충ᄒᆞ뎅 ᄀᆞᆮ기도 ᄒᆞᆸ주. 경 내미리는 도새기의 궤기를 우리나라 사름 ᄒᆞᆫ 사름이 넘은 해 23.7키로썩 먹엇젠 헴수게. 현실 시상은 경ᄒᆞ멍도 꿈잇 시상은 ᄄᆞ나마씀. 꿈 소곱이서 도새기 봐지믄 ᄎᆞᆷ ᄉᆞ망일은 일입주. 꿈 소곱잇 도새기는 귀물(貴物)이고 길조옝 ᄀᆞᆯ읍주. 용꿈이영 ᄀᆞᇀ은 항렬이라마씀. 이추룩, 도새기는 욕심차곡 덜럽곡 간세다리이곡 멍쳉이렝 하시(下視)ᄒᆞ멍도 재물 모도왕 부제뒈는 일에는 ᄃᆞ려당 모십네께. 사름덜은 ᄎᆞᆷ 묘ᄒᆞ여양.

도새기는 불쌍ᄒᆞ기도 ᄒᆞ여마씀. 모감지광 가달이 ᄍᆞ르고 ᄉᆞᆯ져노난 하늘을 ᄒᆞᆫ 번도 못 본뎅 ᄒᆞᆸ네께. ᄃᆞᆯ아지거나 갈라졍 죽을 때 ᄒᆞᆫ 번쯤 하늘을 바리는, 하영 먹곡 하영 ᄉᆞᆯ져사 사름덜신디 칭찬을 듣는 복녁읏인 팔제라노난마씀. 게도 서유기(西遊記)에서 보믄, 시 주인공 ‘부에 잘 내는 손오공’ ‘욕심만 직각ᄒᆞᆫ 저팔계’ ‘머굴챙이 닮은 사오정’이 10만8천리를 가멍 ‘탐진치’로부터 벗어나는디, 탐진치(貪瞋痴)는 욕심∙노여움∙어리석음을 ᄀᆞᆮ는 말입주. 14년간 81개의 난(難)광 108요괴(妖怪)와 싸우멍 가는 동안, ᄐᆞ가리 자부세쪼광 욕심만 직각ᄒᆞᆫ 도새기 캐릭터(character) 저팔계가 ᄒᆞ는 헹실머리를 보민 바락이 욕이나 ᄒᆞ염직 ᄒᆞ여도, ᄀᆞ닥ᄀᆞ닥 삼장법사 에염에 감장돌멍 충성ᄒᆞ곡 ᄀᆞᇀ이 죽고대라 부지런이 악(惡)광 싸우는 건 웃주와줄만 ᄒᆞ고, 좋곡 궂곡 ᄒᆞᆫ 라가지 일덜이 ᄆᆞᆫ 시상사의 실상이로구나 ᄒᆞ여져마씀.

나신디도 도새기가 고마운 ᄉᆞ연이 시수다. <어머니는 도새기 장시라십주/먼먼ᄒᆞᆫ ᄆᆞ실 도새기를 상 반나절을 ᄆᆞᆯ앙 왕/우리 집 통시에 귀ᄒᆞᆫ 손님,/ᄒᆞᆫ 이틀 모신 후제/오일장날 어스름새벡/헙지게 맛존 음식 배부룩이 멕영 나갑주//걸음이 느린 도새기를 ᄉᆞᆯᄉᆞᆯ 채족ᄒᆞ는/쭈쭈 쭈쭈 어머니의 세끗소리,/닷새 동안 생활비광 아이덜 ᄒᆞᆨ비를/이 도새기에 얼메나 끼왕 ᄑᆞᆯ아지코/하간 여산도 괙괙거리멍 갑주//ᄉᆞ망 인 도새기가 냉긴 생활비광 ᄒᆞᆨ비는/풀떡도 쿰어안앙 ᄑᆞᆯᄑᆞᆯᄒᆞ게 돌아오주마는/비를 ᄃᆞ린 하늘이 감장돌거나/도야지덜이 무데기로 미여진 날은/ᄑᆞᆯ리지 안ᄒᆞ는 우리 도새기도 울엄직울엄직,/근심 걱정을 ᄆᆞᆯ앙 쯔쯔 쯔쯔 돌아옵주//경ᄒᆞ여도 어머니의 도새기 장시는/나광 식구덜을 냉기는 성공ᄒᆞᆫ 장시라마씀> - 졸시 ‘도새기 장시’

(시인/제주어보전회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