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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8월의 크리스마스 - 제주어로 읽는 세상사 15
2016-08-12 08:33:46
게무로사못살리카 <> 조회수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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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전형의 제주어로 읽는 세상사 15>

8월의 크리스마스Christmas

                                                      (2016년 8월 12일 제민일보 연재)

 

“이녀리 ᄌᆞ석덜, ᄀᆞᆺ사 ᄀᆞᆺ 그만이 ᄀᆞᆯ앙 내쳐시민 말주. 무사 경덜 말 안들엄시니. ᄒᆞᆫ저 나왕 저레덜 가라.” 바다농시를 지키는 할마니 ᄒᆞ나이가 이녁 바당밧더레 들어산 아이덜이 농시를 망쳠젱 웨울르는 말입주. 요즘 방ᄒᆞᆨ 때 아이덜찌레 바당에 강 보말이영 깅이영 심는 게 질 ᄌᆞ미진 일일 거우다. 갯ᄀᆞᆺ디 들어사민 웃드르 아이덜쯤은 칼칼쓴 수두리보말도 돌로 ᄆᆞ상 먹어가멍, 눈뒈싸놩 돌트멍 바위트멍 ᄉᆞᆯ핌으로 누게가 ᄌᆞᄁᆞᆺ더레 왐신지도 몰른 냥 열심덜입주. 아이덜은 ᄒᆞᆯ수읏이 바당 바깟디로 나오는디, 깍으로 나상 나오멍도 돌트멍더레 히뜩히뜩 바레멍 나옵네께. “나야더리, 이디 상 지키젱 ᄒᆞ민 ᄄᆞᆫ 일을 아무것도 못헴시녜 야이덜아!” 아이덜은 부에난 갯ᄆᆞ을 할마니가 ᄇᆞᆼ당ᄇᆞᆼ당ᄒᆞ는 말을 뒤로 들으멍도 여차ᄒᆞ민 또시 바당더레 튀여들 궁리덜입주.

8월이우꿰. ᄇᆞᆯᄇᆞᆯ 지드리단 방ᄒᆞᆨ도 ᄒᆞ고 휴가덜토 하영 ᄒᆞᆯ 땝주. 어느 자료에서 보난 휴가 때 가고정ᄒᆞᆫ디 ᄎᆞ례가, 바당 – 산 – 수영장 - 해외여행 순입데다. 바당이 질입주마씨. 그 바당도 제주도쯤 뒈사 노고록ᄒᆞᆯ 거라양. 8월! 그리스어로 옥타드(Octad)렝 ᄒᆞ는, 1∙2∙4로 다 ᄂᆞ놔지는 ‘8’은 옆으로 눅지민 무한(∞), ‘삶광 죽음의 무궁한 순환’이렌 해석도 ᄒᆞᆸ데다.

게도, 장자(莊子)는 사름신디 듭가지 숭이 싯뎅도 ᄒᆞᆸ네다. 초란이추룩 분쉬읏이 허대는 총(摠), 간사ᄒᆞ게 말ᄒᆞ는 녕(佞), 아첨ᄒᆞ멍 ᄀᆞᆮ는 첨(諂), 분벨읏이 알랑대는 유(諛), 놈이 잘못을 헐튿는 참(讒), 이간질 잘 ᄒᆞ는 적(賊), 펀두룽이 시멍 놈을 궁지에 ᄆᆞ는 특(慝), 위염ᄒᆞᆫ 짓 ᄒᆞ는 험(險)이우다마는, 이녁만썩덜 셍각ᄒᆞ여 볼 말입주.

하여간이 8월은 더운 ᄃᆞᆯ이우다마는 쉬기도 ᄒᆞ멍 지나는 ᄃᆞᆯ인디 사노롱ᄒᆞᆫ ᄀᆞ슬내음도 납네께. 경ᄒᆞ고 더우도 ᄆᆞ음먹음에 ᄄᆞ랑 정도가 ᄐᆞ나기도 ᄒᆞ여마씀. ‘8’이 눈사름 닮지 안ᄒᆞ우꽈?

〔8월의 크리스마스 Christmas in August 1998〕!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눈도 안 ᄂᆞ리곡 캐롤송도 나오지 안ᄒᆞ주마는 살앙이신 ‘존재’ 소곱이서 느껴지는 애ᄃᆞᆲ은 ‘ᄉᆞ랑’이왁입주. 사진ᄉᆞ ‘정원’광 주차단속원 ‘다림’, 소나이가 죽을 날만 지드리는 불치벵 환자인 중 몰르는 여ᄌᆞ ‘다림’은 ᄒᆞᆼ상 멩랑ᄒᆞ게 살아갑주. ‘정원’이 영정사진을 이녁냥으로 치멍 시상 마지막 존재를 보이는 것광, ‘다림’이 초원사진관에 붙은 이녁사진을 보멍 웃을 때의 살앙 오몽ᄒᆞ여지는 존재! 아멩헷든갑세, ‘8월의 크리스마스’렝 ᄒᆞᆫ 말이 이 무큰ᄒᆞᆫ 더우를 ᄒᆞ꼼이라도 눅염수게예. 컨듯컨듯ᄒᆞᆫ ᄇᆞ름이 옴직ᄒᆞ지양.

사름만이 아니라 시상에 신 사물(事物)덜 ᄆᆞᆫ딱, 살앙이실 때가 목심입주. ‘존재’를 ᄀᆞᆮ는 거우다. 이녁 존재가 읏어지민 제줏말로 ‘메기독닥’입주. 우리덜은 살아가멍도 이ᄌᆞ분냥 지나는 게 셔마씀. 숨쉬는 거 설러불 때ᄁᆞ지 시간이 얼메나 남아신고 ᄒᆞ는 것. ᄉᆞ랑ᄒᆞᆯ 시간이, 날 완성ᄒᆞᆯ 시간이, 어멍 아방신디 효도ᄒᆞᆯ 시간이, 식솔덜 잘 쿰어줄 시간이, 펭승 동안 라가지 도웨준 사름덜광 가차이 어울리던 벗덜신디 고맙뎅 ᄒᆞᆯ 시간이 하지 안 ᄒᆞᆫ 걸 셍각 못ᄒᆞ멍 살아졈수게덜.

이 8월의 휴가철, ‘사는 게 뭣산디’를 돌아볼 수 잇인 트멍이우다, 돈 들이멍 웨방을 뎅겨오거나 무신 걸 ᄒᆞ여놩 자랑ᄒᆞ고정도 ᄒᆞᆯ 텝주마는, 똑기 경 안헤도 보람이신 휴가가 뒈기도 ᄒᆞᆸ네께. 사름도 ᄌᆞ연의 ᄒᆞᆫ 부분 아니우꽈. 가차운 ᄌᆞ연 소곱이 조용히 앚아둠서 나는 시상에서 무신 역할을 ᄒᆞ여졈신고 돌아도 보곡, 시간 뒈민 ‘8월의 크리스마스’영화라도 구ᄒᆞ여당 봅서.

더우먹은 소리 ᄒᆞ염젱, 어지렁칩지렁ᄒᆞᆫ 말이옝 내무림 받아도 큰 소리로 ᄒᆞᆫ 번 울러보쿠다. Merry Christmas !!!

(시인 / 제주어보전회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