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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바당 우티 둥갈둥갈 튼 귤 / 김신자
2018-06-29 11:24:01
초봄 <> 조회수 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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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의 세상여행 37 > 추억의 귤맛

                                                                      2018년 6월 29일  제민일보연재

바당에 둥갈둥갈 튼 귤

 

우리 ᄆᆞ실엔 미깡밧이 똑기 두 군디 셔낫수다. 갯ᄀᆞᆺ 동네라노난 미깡 귀경ᄒᆞ기가 금뎅이ᄎᆞ룩 귀ᄒᆞ여나십주. ᄒᆞᆫ 군딘 신작로 차보염에 싯고, ᄒᆞᆫ 군딘 알동네 중원이 삼춘네 널른 우영팟 염에 셔낫수다. 미깡이 노리롱ᄒᆞ게 익어가민, 동네 아이덜은 ᄒᆞᆨ교 가당도 주우릇ᄒᆞ곡 밧디 가당도 고개가 자울아지멍 침만 질질 흘칠 수 벢이 읏어나서마씀.

ᄒᆞᆫ 번은 벗덜쾅 미깡 도독질ᄒᆞ레 가기로 입낙ᄒᆞ연 왁왁ᄒᆞᆫ 밤이 폭낭알이서 만나십주덜. 동네 차보염에 신 미깡밧은 ᄆᆞ실광 떨어젼 싯고 쉐만ᄒᆞᆫ 개를 ᄋᆢ라 ᄆᆞ리 질루와노난 캉캉 죾으는 소리에 ᄆᆞᄉᆞ완 거긴 당췌 도독질ᄒᆞᆯ 셍각을 못ᄒᆞ여나십주. 경ᄒᆞ단보난 기쟈 아이덜신디 ᄆᆞᆫᄆᆞᆫᄒᆞᆫ 미깡밧은 ᄆᆞ실서 가차운 중원이 삼춘네 밧이랏수다. 후레쉬를 ᄉᆞᆯ째기 비촤가멍 왁왁ᄒᆞᆫ 질을 걸언 미깡밧딜 가지 안ᄒᆞ엿수가. 간 보거들랑 시상에! 동네 아으덜이 하영 완 이신 거라마씀. 머셴 속닥속닥ᄒᆞ여가멍덜 미깡 멧 개썩 타지난 가심 탕탕 털어지곡 ᄐᆞᆯ랑ᄐᆞᆯ랑ᄒᆞ멍 담을 넘는디, 담이 와락 ᄆᆞᆯ아져부는 거 아니우꽈게. 겁절에 막 튀언와신디 주연안티 껄치진 안ᄒᆞ연마씀. 그 밧딘 미깡철만 뒈민 느량 밧담이 ᄆᆞᆯ아졍 주연이 허천더레 욕ᄒᆞ여가멍 담 다는 걸 가심 는착ᄒᆞ여도 하영 봐낫수다게 아이고, 이 노롯...

ᄇᆞ롬 팡팡 불고 바싹 언 어느 저슬날이랏수다. 폭낭 알에서 벗덜쾅 방칠락도 ᄒᆞ곡 자치기도 ᄒᆞ멍 가름도새기추룩 놂에 솝젼 해 ᄌᆞ물아가도 집고망이 들어갈 셍각 안ᄒᆞ연 ᄌᆞ미지게 노는디, ᄋᆢᇁ집 숙자어멍이 와려대기멍 숙자를 부르는거라예. “숙자야, 자게 집더레 오라. 저 바당에 가게.” ᄒᆞ난 숙잔 가불고 나도 주짝주짝 집더레 오는디, 동네 사름덜 ᄆᆞᆫ 바당더레 가는 거라마씸. 비료푸데광 하간 마다리푸데덜 ᄀᆞ젼 니야카ᄁᆞ지 끗언 튀어가는거 아니우꽈? 집이 완 보난 아무도 읏고, 나도 어가라 비료푸데 ᄒᆞ나 ᄀᆞ젼 바당더레 부영케 간 보거들랑 시상에! 노리롱ᄒᆞᆫ 금뎅이 미깡덜이 바당 우티 둥둥 턴 신 거라마씀. 미깡상지덜이 ᄆᆞᆫ 헤싸지고 그 귀ᄒᆞᆫ 미깡덜이 바당에 둥둥 떠노난 동네 사름덜이 화륵ᄒᆞ여거젼 그 미깡을 줏이레 난리구기가 뒈싸진거라나십주. 미깡을 ᄀᆞ득 실은 배가 우리 바당 지나가단 암초에 걸련 엎더져노난 미깡덜이 경 뒈어분 거라마씀. 게난 나도 두린 ᄆᆞ음에 어멍 아방 멕이젠, 나 지레보다 큰 비료푸데 ᄒᆞ나 채완 베로 져ᄀᆞ젼 집이 와십주. 집이 완 고사리 ᄀᆞᇀ은 손이 바싹 실립관테, 정지서 물 데완 퐁퐁물에 그 지름 범벅뒌 미깡덜을 ᄒᆞ나썩 싯쳠시난 어멍 아방이 옵데다. 난 넘이 설루완 “어디덜 경 뎅겨옵디가게? 놈이 집덜은 미깡을 막 ᄋᆢ라푸데썩 봉그곡 니야카로 날라신디 난 이거 ᄒᆞᆫ 푸데벢이 못ᄒᆞ엿수다. 엉엉~” 눈물ᄌᆞ베기 찰찰 흘쳐가멍 앙작을 ᄒᆞ여가난 아바지가 “아이고, 경ᄒᆞ엿구나게. 우리 막둥이 잘도 착ᄒᆞ다.” 날 안으멍 달래여줍디다.

지금 셍각ᄒᆞ여보민 그 미깡을 어떵 먹어져신고예. 배에서 나온 지름에 막 범벅뒈곡 닝갈닝갈ᄒᆞᆫ 걸 퐁퐁물에 싯쳐가멍 겁죽 벳경 먹당보민 귤에서도 지름 내음살광 바당 내음살이 어마저푸게 나곡 ᄒᆞ여십주기. 게도, 하영 봉가온 집덜은 겁죽 ᄆᆞᆫ 벳긴후제 설탕에 절여둠서 오래 먹는게 난 잘도 불루완 ᄒᆞ여나서마씸. 요지금은 시상이 좋아노난 ᄉᆞ시ᄉᆞ철 미깡맛을 봐지주만, 그 엿날 바당 내음살광 ᄒᆞᆫ디 맛보는 미깡맛광은 전주지 못ᄒᆞ여마씀. 허기로 배를 채우던 나 요람기의 미깡맛을 어떵 이ᄌᆞ불 수가 이시쿠과양. 경ᄒᆞ난, 미깡철만 뒈민 바당에 둥갈둥갈 튼 그 미깡덜을 튼내여집네께.                                      

                                                                            김신자 시인 / 제주어보전회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