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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그디 누게 읏수과 나 좀 살려줍서 / 양전형
2020-01-31 12: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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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의 세상여행 109> 선율 시님광 반야경

                                                                                                          2020.1.31. 제민일보연재

                                      그디 누게 읏수과? 나 좀 살려줍서

 

선율 시님이 망덕사에서 메틀 지내멍 이섯수다. 어느날 밤 ᄒᆞᆫ참 ᄌᆞᆷ을 자는디 누게가 완 ᄉᆞᆯ째기 건드련 눈을 턴 보난 새까망ᄒᆞᆫ 옷을 입은 저싱ᄉᆞᄌᆞ라십주. “글읍서 가게.” “아고게 안뒙네다. 난 안적 ᄒᆞᆯ 일이 남안마씸게. 저싱ᄉᆞᄌᆞ님, 나 말짜에 가민 안뒈쿠과?” “씰데기 읏인 소리 말앙 확 글읍서. 날 ᄇᆞᆰ아가민 가기 궂입네다. 왁왁하여사 질도 잘 붸려지곡 ᄒᆞ난 재게 ᄎᆞᆯ립서.” 선율 시님은 나대모로기추룩 우기ᄄᆞ령 뒐 일이 아니라노난 ᄒᆞᆯ 수 읏이 저싱ᄉᆞᄌᆞ를 ᄄᆞ란 질을 나사십주.

“는 시님이로구나게. 누게라도 때가 뒈믄 ᄒᆞᆯ 수 읏인 거주. 게난 무신 일 ᄒᆞ는 가운디 이레 ᄃᆞ려와 불어니?” 밧담이라도 물럼직이 괄괄ᄒᆞᆫ 소리로 염라대왕이 들어십주. “예, 염라대왕님, 난 ‘반야경’ 600권을 멘들암신디 ᄆᆞᆫ ᄆᆞ치지도 못ᄒᆞ고 영 오게 뒈엿수다.” “허어, 거 ᄎᆞᆷ 안뒈엿저. 멩이 다 뒈난 심어오렌 ᄒᆞ여신디, 그 멘들단 ‘반야경’이 넘이 아까우난 또시 돌아강 그걸 ᄆᆞᆫ 멘들아뒁 오라.” 영ᄒᆞ연 선율 시님은 또로 이싱엘 오게 뒈엿던 거라마씀.

선율 시님은 막 지꺼젼 화륵기 일어산 나오는디 어느 불구뎅이 소곱이서 못ᄌᆞᆫ뎐 앙앙 우는 예펜넬 봐십주. 그 예펜이 “시님, 날 ᄒᆞ꼼 도웨줍서.” “아이고 전생에 무신 잘못을 경 ᄒᆞᆸ데가게. 난 도웨주고정 ᄒᆞ여도 ᄒᆞ여볼 도리가 읏수다.” “아니우다. 나가 우리 부미님 대력 이영 벌을 받암시난양, 이싱에 가걸랑 우리 부미님신디 그전이 금강사에서 도독질 ᄒᆞᆫ 그 논문세를 ᄒᆞᆫ저 돌려줘붑셍만 ᄀᆞᆯ아줍서. 경ᄒᆞ고 나가 이싱에 실 때 ᄎᆞᆷ지름을 빠단 벡장 소곱 짚숙이 ᄁᆞᆯ레험벅세기에 ᄃᆞᆫᄃᆞᆫ이 싼 놔 두고 곱닥ᄒᆞᆫ 베를 짠 이불 소곱에 담안 곱져 두어시난, 그 ᄎᆞᆷ지름으로 불등을 싸곡 그 베도 ᄑᆞᆯ앙 반야경 멩그는디 보태영 쓰십서.” “게민 알앗수다. 똑 경ᄒᆞ여안넬 걸로 입낙ᄒᆞ쿠다. 게고, 그 ᄎᆞᆷ지름이영 베를 보시ᄒᆞ여주난 넘이 고맙수다. 나도 기십내영 반야경을 똑 ᄆᆞ꽈내쿠다.” 영ᄒᆞᆫ 일을 젂은 후제 시님은 발을 체족ᄒᆞ멍 저싱문을 나삿수다.

선율 시님이 이싱에 돌아완 눈을 턴 보난 왁왁ᄒᆞᆫ 봉분 소곱이라서마씀. 망덕사 시님덜이 묻어준 겁주. “그디 누게 읏수과? 나 좀 살려줍서.” 시님은 관을 탕탕 두드리멍 웨울럿수다. ᄉᆞ뭇 와닥거려지멍 사흘을 두드렴시난 ᄆᆞ츰 지나가단 농바니가 그 소릴 들언, 급ᄒᆞ게 망덕사로 ᄃᆞᆯ려 간 “아이고 주지스님, 요ᄒᆞ루기 묻은 선율시님 잇수게양. 그 무덤 소곱이서 ”살려줍서“ ᄒᆞ는 소리가 막 나ᇝ수다게. ᄒᆞᆫ저 그릅서 강 보게.” 영ᄒᆞ연 ᄋᆢ라 시님덜광 그딜 간 보난 아닐케라 봉분 소곱이서 ”날 살립서.“ 쾅쾅 관을 두디리는 소리가 난, 선율 시님은 또시 바깟 시상더레 나오라진 겁주. 경 바깟디로 나온 시님이 질 ᄆᆞᆫ첨 저싱서 만난 예펜광 입낙ᄒᆞᆫ대로 그 부미를 ᄎᆞᆽ안 간 저싱 이왁을 ᄒᆞ난, 그 늙은 부미덜은 눈물 잘잘 흘치멍 “우리 따문에 우리 ᄄᆞᆯ이 저싱서 고생을 ᄒᆞ여ᇝ구나게. 닐 당장 그 논문셀 ᄀᆞ져가쿠다” 경ᄒᆞ연 망덕사로 돌아온 뒷녁날 밤 꿈 소곱이서 그 저싱 예펜이 나완 절을 고박고박 ᄒᆞ엿젠마씸.

선율 시님은 하간디가 심빡심빡ᄒᆞ고 못ᄌᆞᆫ뎌도 ᄒᆞᆫ시 반시 안 쉬멍 열심이 일을 ᄒᆞ연 ‘반야경’ 600권이 ᄆᆞᆫ 멘들아진 날 밤이랏수다. “나 또 왓수다. 이젠 제라ᄒᆞ게 가사컨게마씀.” 저싱ᄉᆞ자가 말을 ᄒᆞ난 “예, 이젠 ᄆᆞ음 펜ᄒᆞ게 가지쿠다.” ᄒᆞ멍 눈을 ᄉᆞ르르 ᄀᆞᆷ안 이싱을 떠낫젠 ᄒᆞᆸ네다. <반야경>은 600권으로 뒌 경전인디양. ᄆᆞᆫ 깨달을 수 이신 짚은 지혜를 ‘반야’렝 ᄒᆞ곡 그 지혜를 얻젱 멩근 경전을 통틀엉 <반야경>이렝 ᄒᆞ는디, 원래 명칭 <마하반야바라밀다경>을 줄연 <반야경>이렌양.

                                                                     양전형 시인∙(사)제주어보전회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