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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식겟날 ③/ 김신자
2020-01-17 22: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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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년 생긴 년, 어둑아사 조지락이 꼴을 붸와ᇝ구나 

 (제민보 2019. 11.22 재)

제주어의 세상여행 102 식겟날 ③

 

 

 

“이년 생긴 년, 뭣ᄒᆞ단 어둑아사 조지락이 꼴을 붸왐시니! 떡 돌리렌 ᄒᆞ단보난 어디 간 가름도세기추룩 헤실리단 기여들어와시니? ᄌᆞ르진디 재게재게 집고망이 들어올 셍각 안ᄒᆞ연.” 콩ᄂᆞ멀 데우쳔 뀃ᄁᆞ루 ᄎᆞᆷ지름 놘 버무리멍 어머닌 막 욕을 ᄒᆞᆸ디다게. “어머니, 뒤칩이 할망신디 떡 ᄀᆞ젼 가신디양 사름이 읏언마씀. 이제ᄁᆞ지 그디서 지들리단 왓수다.” 나 소곱도 몰르는 어멍이 답지 안ᄒᆞ는 소리 ᄒᆞ쿠데 잘도 미웁데다게. 어디레 가신지사 똑기 우리집 식겟날에 읏어진 뒤칩이 할망도 넘이 원망뒈고양. 돈 백원 벌어보젠 이ᄂᆞᆯ만 이ᄂᆞᆯ만 손ᄁᆞ락 꾸불루와가멍 지들려신디 돈 백원이 오꼿 ᄂᆞᆯ아가 불엇젠 셍각ᄒᆞ난 넘이 을큰ᄒᆞ연 눈물ᄁᆞ장 나옵데다게.

백원 벌어지민 하간 여산ᄒᆞ멍 전방으로 ᄃᆞᆯ을 셍각에 막 지꺼져나신디, 그 ᄂᆞᆯ은 넘이 도리ᄏᆞᆼᄏᆞᆷᄒᆞ여노난 식게 먹으레 온 숙자광 순실이영 족은 구들에 들어앚안 예숙제낄락광 실뒈쓸락을 ᄒᆞ여봐도 ᄒᆞ나 ᄌᆞ미가 읏입데다. 상방이선 식게 먹으레 온 삼춘덜 웨울르는 소리가 무사 경 남광양. 공만이삼춘은 머 나가 6•25 전쟁 때 참전ᄒᆞ연 기관총으로 탕탕탕탕 쏘완 북한 궤뤠놈을 ᄋᆢ라 멩 죽엿다느니, 상이군인이 뒌 것도 ᄆᆞᆫ 이 따문이난 영광의 상처렌 호량가달 ᄒᆞᆸ데다게. 경ᄒᆞ여가민 ᄋᆢᇁ이서 지녁만 잘난체 ᄒᆞ여ᇝ젠ᄒᆞ멍 또시 상필이삼춘이 크실락크실락 ᄒᆞ여가민 식겟날 궨당덜이 버버작작 싸움이 나는 거라양. 경ᄒᆞᆫ 모십을 본 어머닌, ᄌᆞ들아간다 ᄌᆞ들아온다ᄒᆞ멍 무사 놈이 집 식겟날에 완 싸왐시녠ᄒᆞ멍 조상덜이 왕 봥 노ᄒᆞ쿠다게. 궤양궤양 ᄀᆞᆯ읍센ᄒᆞ멍 막 달레엿주마씀. 식게 파지ᄒᆞ연 반 갈를 적이도 젯상에 올렷단 사관 조각조각 얄루릉ᄒᆞ게 썰언 떡 반에 ᄒᆞ나ᄊᆞᆨ ᄒᆞ나ᄊᆞᆨ 놔서양. 막끗에 강 사과가 읏엉 모지레민 두린 아으덜은 주도 안ᄒᆞ곡 ᄒᆞ여낫주마씀. 사과 ᄒᆞ나 얄룹게 썬 거 받지 못ᄒᆞ민 넘이 설루완 ᄒᆞ당도 하르방이나 아방 어멍이 받은 거 넹겨주민 잘도 지꺼져나십주.

뒷녁날, 아칙이 눈트자마자 우영팟디로 간 뒤칩이 할망집을 ᄌᆞᆺᄌᆞᆺ이 ᄉᆞᆯ펴봣수다. 나가 ᄌᆞᆷ자는 ᄉᆞ이 할망이 웨방이라도 갓단 집이 들어와신가 안와신가 ᄒᆞ멍 아멩 눈 크게 트멍 붸려봐도 사름소리가 안나는거라양. 동고리새탕 ᄈᆞᆯ아먹으멍 ᄒᆞᆨ교 갈 셍각ᄒᆞ여신디 경도 못ᄒᆞ고 터박터박 ᄒᆞᆨ교더레 갓주마씀.

“성님, 메틀 전인 어디레 갓단 옵데가? 우리 신자 떡 ᄀᆞ젼 가신디 읏어렌 ᄒᆞ연게마는.” “아이고, 게난 느가 ᄀᆞ져다 놔둔 거라낫구나게. 난 누게가 떡을 ᄀᆞ져와신고 ᄒᆞ엿주기게. 말도 말라. 보리왓디 검질메레 갓단 하도 ᄋᆢᇁ갈리 배가 아판 ᄌᆞᆫ디단 ᄌᆞᆫ디단 버치난 빙완가신디 맹장이렌ᄒᆞ연 수술ᄒᆞ연 왓주기게. ᄒᆞᆷ마 저 시상 사름 뒐 뻔 ᄒᆞ여서.” “아이고, 큰일날 뻔 ᄒᆞ엿수다양. 성님, 그만ᄒᆞ길 다행이우다게.” 우영팟 담고망 ᄉᆞ이로 두 어른이 ᄒᆞ는 이왁을 듣단 보난 경 섭섭은 ᄒᆞ여도 뒤칩이 할망이 죽지 안ᄒᆞ연 살아돌아오난 게도 ᄉᆞ망일엇구나 셍각ᄒᆞ엿수다. 올히 식겟날엔 돈을 못 받안 기냥 지나갓주마는, 우리집이 식겐 해마다 돌아오는거난양.

어젠 친정에 아흔 니ᄉᆞᆯ 난 우리어멍 보레 갓단 우영팟 염으로 간 엿날 그 할망칩을 ᄉᆞᆯ펴봣수다. 단칸 방에 ᄒᆞ꼴락ᄒᆞᆫ 집 모십은 다 읏어지고, 육지 사름이 살암신고라 집도 잘도 큰큰ᄒᆞ여지고 삐까뻔적ᄒᆞ여져십데다게. 할망이 이싱을 뜬지도 ᄉᆞ십 년이 ᄆᆞᆫ 뒈여ᇝ수다마는, 날이 산도록 ᄒᆞ여지멍 짚어가는 이 ᄀᆞ슬이도 우리 우영팟디서 먹음직ᄒᆞ게 익어가는 호박이 느량 그 자리서 뒤칩이 할망광 우리어멍을 지켜보는 거 닮아마씀.

 

 

김신자 시인∙(사)제주어보전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