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자료실

일반자료실 김창집선생 원고
2012-12-04 20:03:22
제주어보전회 <> 조회수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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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아방은 늬가 닷 말, 홀어멍은 돈이 닷 말

[제주어기획/“어멍아방 영 살았져”](94) 늬 잡기

“찌르는 건 깍녹. 깍녹은 뛴다.

뛰문 베록이여. 베록은 문다.

무는 건 늬여. 늰 흰다.

희문 하르방. 하르방은 등굽나”

# 못살 땐 무사 경 늬가 하나신고

이젠 늬 꼴도 구경 못?영 살암주마는 잇날은 무사 경 늬가 하나신고? 그자 옷도 ? 불뿐이랑 ?아입지도 못?곡, 저실엔 몸도 ? 번 안 ?곡 ?당 보문 늬가 바글바글?영, 어디 ?꼼 ???디 강 앚이문 ?려왕 움찍움찍 ?엿주기. 집이서 경?문 어멍은 “이레 옷 벗이라. 늬가 한 셍이여.” ?영, ?들락기 벗엉 이불 소곱에 들어강 이시문, 큰큰? 늬 심엉 손바닥에 놔주멍, “아이고. 이것쯤은 멍에 씌왕 밧 갈아지켜. ?려왕 살아져냐? 이녁냥으로 확 잡앙 입주기.” ?멍 놀려서.

저실 들엉 내복이라도 입으문 그 씰밥은 늬집이엇주기. ?깽이나 강알트멍쯤은 볼만?여서. 쉬가 드랑드랑?게 ?아져시문 손콥으로 죽이당 버쳥, 늬빨로 ?근?근 씹어. 각짓불 아래서도 잡아질 정도로 몽글몽글? 것덜이 드러 나와 놓으문, “아이고. 영?여도 살아져냐. 우리 아? 닷 근은 줄어시켜.” ?멍 놀리기도 ?엿주기. 더 볼침읏이문 솟더레 놩 불 ?앙 쳥, 밤의 ?류왓당 입곡, ??? 날은 옷 벳경 꿰는 물에 ?강 죽이기도 ?여서.

# 머리에도 쉬가 허영

소나이덜은 경?여도 머리 박박 깎아부난 덜 ?엿주마는 단발머리 지집아의덜은 머리에 쉬가 허영?엿주기. 머리에 어떵 경 늬가 하신고라, 틈만 나문 북작북작 긁는 꼴이 정말 정체 읏어 붸여. 어멍이 ?꼼 틈이 잇엉 쳉빗으로 ?주 빗져주문 덜?주마는 바빵 들러쐉 내불문 얼레기로도 못 빗질 정도로 머리 얽엉 댕갓주. 5~6학년이 뒈영 부치러운 중 알아가사 이녁냥으로 빗어시녜.

?꼼 틈낭 어멍이 독머리 웃터레 ? 머리 올려놩, 쉬는 ???곡 늬는 잡앙 손콥에서 뚝뚝 죽이든지 방바닥에서 죽이는 건 여사고, ?뭇 볼침 읏이문 디디티나 비에취쉬 뿌령 수건으로 묶엇당 머리 ?졋주기. 머리엣 늬광 옷에 늬는 ?난 종인고라 머릿늬는 꺼멍?곡, 옷늬는 허영?여서. 이젯말로 보호색을 띤 거주. 오죽 늬가 번성?여시문 군대에 강도 내복에 ?랑?랑 늬약 주멩기를 ?아메여시코.

# 홀아방은 늬가 닷 말, 홀어멍은 돈이 닷 말

제주엔 빈데나 베록은 하지 아니?곡 늬만 어떵 기영 성?여신디 몰라. 경?난 제주 속담엔 늬가 ?주 등장?여. ‘홀아방은 늬가 닷 말, 홀어멍은 돈이 닷 말’이엔 ? 말이 신디, ‘홀아방 삼 년에 늬가 싀 말, 홀어멍 삼 년에 꿰가 싀 말’이나, ‘천 묵은 홀어멍, 늬 묵은 홀아방’이엔 ? 말광 비젓? 말이주. 홀아방이 얼매나 꿰줴줴?게 살아시문 늬가 싀 말도 모?레영 닷 말이엔 ?여신고. 아명 ?여도 홀어멍이 너미 알뜰?여부난 비유적으로 씬 말 닮아베여.

또, ‘모관서 늬 치단 솟, 데정 가도 늬 친다’고 ?는 말이 신디, ? 죽어도 밥솟디 늬는 못 쳐신고라, 늬 치는 솟을 그냥 솟광 구벨?연 ?은 거?아. ‘미운 메누리 베수기에 늬 죽인다’엔 ? 말은, 씨집 식구들을 미와?영 추접?게 베수기에서 늬 죽이는 상상을 ?멍 메누릴 못 믿엉 ?는 말이주기. ‘설기떡 늬만이 먹으민 시오리 더 걷는다’는 말은 늬가 ‘족다’는 걸로 비유된 말이고, ‘씨누인 베록 닷 뒈, 늬 닷 뒈’는 씨누이가 미와서 허주내우는 말이주기.

# 하간 이약에 ?주 나오는 늬

늰 하도 흔?단 보난 하간 이약에 ?주 나오주. 어린 아의덜 노는 놀레에도 이시메.

“저 산 우틔서 절 꼬박꼬박 ?는 건 뭐꼬? 미삐쟁이여. 미삐쟁인 흰다. 흰 건 하르방. 하르방은 등 굽나. 등굽은 건 쉐질메 가지. 쉐질메 가진 늬 고망 난다. 늬 고망 난 건 시리. 시린 검나. 검은 건 가마귀여. 가마귄 ?든다. ?드는 건 심방. 심방은 두드린다. 두드리는 건 철쟁이. 철쟁인 ?진다. ?지는 건 깅이. 깅이는 붉나. 붉은 건 대추. 대추는 ?다. ?문 엿이여. 엿은 흘튼다. 흘튼 건 기러기. 기러긴 보리 먹나. 보리 먹으문 쉐여. 쉐는 찌른다. 찌르는 건 깍녹. 깍녹은 뛴다. 뛰문 베록이여. 베록은 문다. 무는 건 늬여. 늰 흰다. 희문 하르방. 하르방은 등굽나(반복).”

글 김창집 소설가·제주작가회의 회장

㈔제주어보전회(www.jejueo.com)제공

?려왕 : 가려워서

?들락기 : 껍질 따위가 벗겨지면서 흔적이나 상처 난 흔적 없이 깨끗하게

이녁냥으로 : 제냥으로, 자기대로

?깽이 : 겨드랑이 * ?깡이.

강알-트멍 : 사타구니의 틈

쉬 : 이의 알. 서캐 * 파리 같은 작은 곤충의 알이나 작은 벌레

볼침읏다 : 볼 나위 없다

꿰다 : 열에 끓다

지집아의 : 계집아이

쳉빗 : 참빗

얼레기 : 얼레빗

독머리 : 무릎 * 독??.

여사 : 예사

디디티나 비에취쉬 : DDT나 BHC를 말하는 것으로 농사용 살충제

?지다 : 머리나 몸을 감기다

주멩기 : 주머니

기영(경) : 그렇게

비젓?다 : 비슷하다

아명 : 아무리. 아무렇게

모관 : 옛 제주시인 ‘제주목’의 범위를 가리킴

베수기 : 죽젓광이. 죽 젓는 나무 도구 * 남죽

족다 : ‘작다’와 ‘적다’를 아우른 말

허주내다 : 근거가 없는 좋지 못한 소문을 퍼뜨리다

하간 : 여러 가지의, 모든

미삐쟁이 : 여기서는 ‘억새 이삭’

질메 : 길마, 소등에 얹혀 짐을 싣는 도구

시리 : 시루

?드다 : 잘난 척하며 날뛰거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무턱대고 덤비다 * ?대다

심방 : 무당. 일이나 규모에 따라 다르게 부름

철쟁이 : 대장장이

?지다 : 집게 따위로 집다 * 잽지다

깅이 : 게 * 긍이, 겡이

흘트다 : 엿 같은 것이 녹아 흐를 정도가 되다, 진한 것이 흐르다

깍녹 : 수사슴 * 각록

사진은 2010년 제1회 제주어말하기대회 서귀포예선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표선면 팀 '??? 디 앚앙 늬나 잡아 보세'의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