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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얼음새꽃(복수초) 전설 / 양전형
2019-03-01 1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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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의 세상여행 70> 복수초 전설

                                                         2019년 3월 1일 제민일보연재

 

                      얼들멍 아스롭게 죽은 공주의 ᄉᆞ연

 

복수초는 꼿말이 동양이선 ‘영원한 행복’ 서양이선 ‘슬픈 추억’이렝 ᄒᆞ는디, 부제광 행복을 뜻ᄒᆞ는 꼿이렌덜토 ᄒᆞᆸ주. 한ᄌᆞ로는 복(福) 수(壽)가 부떤, 복도 하영 받곡 오래살렌ᄒᆞ는 뜻이 들언 이십주. 일른 봄 얼음ᄉᆞ이로 나완 피난 ‘얼음새꼿’, 구정으로 새해에 피염덴 원단화(元旦花), 눈 소곱에 연꼿추룩 핀덴ᄒᆞ멍 설연(雪蓮)이엔도 ᄀᆞᆯ읍데다.

엿날 하늘나라이 ‘크노멘’이렝 ᄒᆞᆫ 공주가 셔나신디 잘도 고와난 생이라마씀. 공주가 잘 ᄎᆞᆯ령 질에 나사민, 해나 ᄃᆞᆯ은 눈이 더 빈찍빈찍ᄒᆞ여지고 ᄇᆞ름도 젓어뎅이당 ᄀᆞ만이 사그네 비룽이 바레멍 이녁 갈 질 이ᄌᆞ불엉 그 자리에 앚아불곡, 비도 ᄂᆞ릴 땐 빗살찌레 ᄃᆞ투멍 공주의 허운데기를 ᄆᆞᆫ저 ᄆᆞᆫ지고정ᄒᆞ연 ᄃᆞ퇏젠 ᄒᆞᆸ데다.

“우리 공주를 누게신디 시집 보내코...” 공주가 커가난 하늘님은 ᄌᆞ들아져십주. “꼿 신은 착ᄒᆞ긴 ᄒᆞ여도 약ᄒᆞ고, 내창물 신은 고와도 넘이 ᄂᆞᆸ드고, 원숭이 신은 망져도 버릇도 읏고 개꼬라지고, 생이 신은 ᄈᆞᆯ라도 조조조조 말만 하고, 물궤기 신은 ᄇᆞ지란ᄒᆞ여도 ᄀᆞ진 게 개뿔데가리읏어... 산 신은 부제라도 겁제라노난 안뒈고... 맞다! 지다리 신이 좋음직ᄒᆞ다.“ ᄒᆞ여십주 지다리는 누게보다도 ᄇᆞ지런ᄒᆞ고 뒈양지고 기십도 싯고 땅도 하영 ᄀᆞ진 부제난마씀. 하늘나라이서 땅으로 땅이서 땅소곱ᄁᆞ지가 ᄆᆞᆫ 지다리 꺼라십주. 겐디 지다리 신이 질 안 좋은게 양지가 넘이 궂게 생긴 거라마씀. 게도 하늘님은 지다리가 ᄌᆞᆫ셈광 ᄆᆞ음세가 좋으난 새스방 ᄀᆞ심으로 정ᄒᆞ연 ”우리 크노멘 공줄 새각시로 받아주게나.“ ᄒᆞ난, ”아이구 이런, 넘이 황송ᄒᆞ우다게.“ᄒᆞ멍 지다리 신은 들러퀼 만이나 지꺼젼 ᄒᆞ여십주.

“늘 지다리 신안티 시집 보내기로 ᄒᆞ엿저.” “양? 무신 베락 ᄀᆞᇀ은 말을 털어치왐수과. 난 마우다. 무사 질 못생긴 지다리신디마씀게. 아이고, 당추 안가쿠다게.” 경 마니고개터는 크노멘 공준 예점 생각으로 손광 가달이 진진ᄒᆞᆫ 거여미나 우둘투둘ᄒᆞᆫ 두테비나 꾸물락꾸물락ᄒᆞ는 게우리도 궂어라 ᄒᆞ엿주마는, 헤뜩헤뜩ᄒᆞ는 눈망뎅이광 지럭시가 ᄍᆞᆯ른 몸뗑이광 큰큰ᄒᆞᆫ 코광 걸어뎅기는 뽄닥사니쪼광 지다리를 질 궂어라ᄒᆞ여나서마씀. 게도 지다리 신은 공주가 이녁을 궂어라ᄒᆞ는 중도 몰르고 선세품덜을 하영 보내여십주. 봄인 이녁 땅이서 질 고운 꼿덜을 보내주고 삭삭더운 여름인 북녁펜이 신 어써글라 ᄒᆞᆫ 얼음을 ᄌᆞᆯ라당 보내고 ᄀᆞ슬인 맛 존 라가지 름덜을 타당 멧 찰리썩 보내곡, 저슬인 ᄃᆞᆺᄃᆞᆺ한 실로 멩근 멩지옷덜토 보내주곡 ᄒᆞ여십주.

지다리 신이 아명 지극정성을 ᄒᆞ여봐도 공주는 ᄆᆞ음에 안 들언 어느 짚은 밤이 혼차 ᄃᆞᆯ아나불언마씀. ᄃᆞᆯ아나단 곰광 소낭을 만나젼 “나 ᄒᆞᄊᆞᆯ 도웨줍서게.” ᄒᆞ난 “무사 착ᄒᆞ고 ᄇᆞ지런ᄒᆞᆫ 지다릴 말덴 ᄒᆞ염수과게.”ᄀᆞᆮ곡, 하니ᄇᆞ름을 만낭 부탁ᄒᆞ민 “지다리네 땅은 시상 끗ᄁᆞ지 다 이수다. 무사 말덴 ᄒᆞᆷ이꽈게.”ᄒᆞ곡, 만나는 신덜 ᄆᆞᆫ 공주신디 잘못ᄒᆞ염덴 ᄒᆞ고 하늘님이 아명 단들여봐도 공주는 “나가 실흔 걸 어떵ᄒᆞᆸ네까게.” 울멍시르멍 앙작ᄒᆞ멍 말덴 ᄒᆞ여십주.

ᄁᆞᆫᄁᆞᆫ ᄌᆞ들단 하늘님은 ᄒᆞᆯ 수 읏이 공주를 벌ᄒᆞ여십주. 눈 팡팡 오는 저슬 산 소곱에 공주를 오몽 못ᄒᆞ게 묶어불언마씀. 저슬이 지난 공주가 신딜 간 보난 그 자리엔 노리롱ᄒᆞ게 곱ᄃᆞ글락ᄒᆞᆫ 꼿이 피어난 싯고 그 꼿이 “복수초‘렌덜 불르는 꼿이 뒈어신디, 크노멘 공주가 그추룩 얼들멍 아스롭게 죽은 ᄉᆞ연이 이신디도 무사 부제광 행복을 ᄀᆞᆮ는 일흠으로덜 불럼신진 잘 몰르쿠다. 지금도 복수초는 눈 소곱이서 피어나는디, 그 에염엔 발자곡덜이 하영 난 십네께. 크노멘 공주를 보고정ᄒᆞᆫ 지다리가 밤새낭 그 꼿 에염을 지키당 가곡 ᄒᆞᆫ 자곡덜이옌마씀.

                                                                           양전형/시인∙(사)제주어보전회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