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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장ㄷ.ㄱ 고서방 / 양전형
2019-01-25 21:55:12
새비낭꼿 <> 조회수 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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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의 세상여행 65> 장ᄃᆞᆨ 고서방

                                                        2019년 1월 25일 제민일보연재

 

                        질에염 담더레 ‘꼬~끼오!’ 울럼신거라

 

(웃어른신디서 ᄌᆞ미난 엿날이왁 들어난 걸 튼내와 가멍 이레 도시려보쿠다. 어느 ᄆᆞ을에 장ᄃᆞᆨ 소릴 닮암직ᄒᆞ게시리 잘 숭터는 고서방이 셔낫수다.)

“어이 아이어멍, 아이덜도 뭘 멕영 제와사 ᄒᆞᆯ 건디 감제 친 거라도 허꼼 내놔봐게.” “이 아방, 어디 젓어뎅기단 밤늦이 완 빈 항더레 ᄇᆞ름 들이치는 소리 ᄒᆞ염신고원. 아척이 그만이 ᄀᆞᆮ지 안ᄒᆞᆸ데가? 집이 감제랑말앙 보리ᄊᆞᆯ ᄒᆞᆫ 방울도 읏이난 먹을 커 ᄒᆞ꼼 봉가옵센게. 아이고 식솔덜 ᄆᆞᆫ 굶져죽이쿠과?” “기라? 게민 알아서. ᄌᆞᆷ덜 자지말앙 ᄒᆞ꼼 지드렴서덜. 나가 곤밥에 궤깃국 ᄎᆞᆯ려오커메.” “아이구 저 저, 그자 입은 살앙 허대이는 소리...” “무시거 어떵? 넘이 ᄌᆞ들지 말아. 입만 아니란 목고냥도 안적 새판찍ᄒᆞ여서.”

고서방은 능락거리멍 초신을 신언게마는 신착더레 진진ᄒᆞᆫ 험벅을 멧불 뒈와감아ᄋᆞ젼 ᄃᆞᆫᄃᆞᆫ이 ᄌᆞᆯ라멘 후제 질더레 나삿다. 날은 왁왁어둑고 저슬밤이다. 언언ᄒᆞᆫ 시상을 팡팡불멍 뎅기는 서하니ᄇᆞ름이 양지영 가달소곱ᄁᆞ지 ᄀᆞᆯ기멍 가고, 고서방은 니를 닥닥털멍이라도 배가 골착ᄒᆞᆫ 식솔덜 셍각ᄒᆞ멍 모감지를 ᄊᆞᆯᄊᆞᆯ ᄂᆞ리씰엇다. (무신 궁퉁이가 이서나신디사 ᄒᆞᆫ들ᄒᆞᆫ들 거들락거리멍 나간 고서방이 서너시간 후제 헌헌ᄒᆞᆫ 포에 뭣산디 ᄃᆞᆫ직ᄒᆞ게 들런 완 페운다.)

“아고게 이 아방 보라. 어디서 영 귀ᄒᆞᆫ 곤밥에 궤깃국에 솔라니 ᄒᆞᆫ토막ᄁᆞ지 구ᄒᆞ여집데가원. 야이덜아, ᄆᆞᆫ덜 확 일어낭 이레덜 오라. 맛 존 밥덜 ᄒᆞᆫ 적썩 거려먹엉 자게.”

(엿날부떠, 엇인 집이 식게 재게 돌아온뎅 ᄒᆞᆫ 말도 싯주마는 아멩 에렵게 살아도 조상님 식게는 거르지 안ᄒᆞ영 잘 못아사 ᄒᆞ는게 우리덜 도리입주양.)

늦인 봄 보릿고개. 알동네 개똥이 증조하르바님 식겟날, ‘꼬~끼오’ 새벡 장ᄃᆞᆨ이 울엇다. 개똥이 아방이 “쳇ᄃᆞᆨ 울엄저. ᄒᆞᆫ저덜 제 지내게.” 정성들연 제를 지내고 파제ᄒᆞᆫ 후제 반을 갈를 때 뒈난 마당더레 누게산디 으실레기 들어산, 보난 웃동네 고서방이라. “아이고 고서방 이밤이 어떵ᄒᆞ연?” “예게. 어디 뎅겨오단 보난 불이 싸졋관테 무신일이고 ᄒᆞ연마씀.” “아고 게민 이레 들어와게. 식게 막 파제ᄒᆞ여서.” 고서방은 그 식게칩이 들어간 잘 얻어먹고 식게퉤물ᄁᆞ장 싸주난 손에 들런 거딱거딱 집더레 돌아갓다. (읏이 살아도 엿날인 식게를 ᄒᆞ민, 인심덜이 좋앙 가차운 이유칩이서 식게먹으레도 가곡 남은 퉤물도 갈랑 먹곡덜 ᄒᆞ여나십주.)

날도 사노롱ᄒᆞ여가는 ᄀᆞ슬. 웃동네 도미솔네 집이 식겟날이랏다. 아으덜은 족은 구들에 누원덜 싯고 어른덜은 삼방이서 앚앗닥 갈라졋닥 하간 엿말덜쾅 농시ᄒᆞ는 이왁, 물찌때 바릇 갈 이왁덜토 ᄒᆞ는디 ‘꼬~끼오’ 이웃디서 장ᄃᆞᆨ이 울엇다. ‘아이고, 시간이 ᄇᆞᆯ써 영 뒈어신가. 종실이영 혜숙이영 정숙이영 신자영 ᄒᆞᆫ저덜 일어사라 제ᄉᆞ지내게.“ 도미솔네 아방이 다울리멍 식솔덜을 체족ᄒᆞ엿다. 경ᄒᆞᆫ디, ᄒᆞ꼼시난 이웃디 고서방이 으실레기 들어산다. ”거 ᄎᆞᆷ, 시간이 경 뒈들 안ᄒᆞ여실 건디...“ ᄒᆞ고 도미솔네 아방은 고서방을 비룽이 붸리멍 고갤 자웃거렷다.

서카름 짐칩이 식겟날. 궨당이곡 ᄒᆞ난 도미솔네 아방도 식게 먹으레 갓단 밤이 늦어가난 마당 구석이 곱아둠서 올레를 바력바력 ᄒᆞ염신디, 식게때가 뒈지 안ᄒᆞ여신디도 ‘꼬~끼오’ ᄃᆞᆨ이 울엇다. 도미솔네 아방이 확 ᄒᆞ게 올레레 나산 보난, 고서방이 질레 담에염더레 돌아사둠서 모게길 흥글멍 ‘꼬~끼오’ 울럼신거라. “너 이놈 장ᄃᆞᆨ 고서방!”

(그루후제 동네에선 장ᄃᆞᆨ소리를 질 잘내는 고서방을 ‘장ᄃᆞᆨ 고서방’으로 불러신디, 그 이왁이 먼디ᄁᆞ지 소도리가 나고 안적ᄁᆞ장도 그 말을 ᄀᆞᆯ악ᄀᆞᆯ악덜 ᄒᆞ여마씀.)

                                                                                양전형/시인∙(사)제주어보전회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