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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어느 삼춘 술이왁 / 강은아
2018-10-26 21: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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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의 세상여행 53> 어느 삼춘 술이왁

                                                               2017년 10월 26일 제민일보연재

                       부에창지 ᄆᆞᆫ 뒈싸지난 술 복작 질언

  ㅎ.루는양 헤원 비가 오랏수다. 비도 어마저푸게 옵데다게. 그날은 숨풀 소곱서 삼춘덜광 낮이 밥먹으멍양 ᄌᆞᆷ시 쉬멍 이 이와기 저 이와기 단 어느 삼춘신디서 술 이와기가 나와서마씀. 그 한삼춘은양  젊을 때 술도 하영 잡수왓젠 읍데다. 벗덜이영 부뜨민 시상이 어떵뒈는 중도 몰르고 그자 벗이 좋앙 술이 좋앙 ᄒᆞᆫ디덜 들이씨당 보민 시간이 저만이 가불엉 싯곡, ᄒᆞᆫ저 ᄆᆞ꽈사 ᄒᆞᆯ 일도 이ᄌᆞ불곡 ᄒᆞᆯ 정도라나신디, 올케로 술빙 들언 배설창지가 뒈와지멍 ᄆᆞᆫ 죽게 아파난 후젠 정신련 술을 입바우에도 안 ᄇᆞᆯ른덴 읍데다.

그 삼춘 세월을 거슬렁 20대로 돌아가 보쿠다. 1980년대 20대 초반 나으에 한삼춘은 누게가 포크레인 기술을 베우민 돈도 하영 버신덴 난 그 기술을 베와보카 연 포그레인 조수로 들어갓젠 데다. 경ᄒᆞ고 그 기사님 멩넹대로 아칙이 인칙셍이 일어낭 포크레인을 빈칙빈칙 닦으곡 궂인 일도 ᄀᆞᆯ류질 안연 ᄃᆞᆯ이나 채우멍 베왓고렌 데다. 하도 게 일을 난 주벤 사름덜도 막 착덴 여낫젠 읍데다. 디양 이녁이 아멩 부지런게 여도 운전대를 안 주어렌마씀. 경난 가심도 헤싸지곡 심도 들어실 텝주.

경ᄒᆞ단 어느제산디 그 기사님광 술  잔을 게 뒈엇젠마씀. 겐디 그 기사 삼춘이양 그 포크레인은 제주도에 맨 체얌 들어온 질룽 크닥신  거라부난 사장님이 조수안틴 운전대를 절대 주지 말렌 앗젠 소도릴 ᄒᆞᆫ 거라마씀. 아멩 빼사지게 일을 여도 기술을 못 베운덴 들으난, 삼춘은 부에가 용심 끗디 부떤 부에창지  뒈싸젼 술을 복작 질엇젠 데다. 술을 얼메나 질어신디사 날은 왁왁어둑고 이제랑  려놔뒁 집으로 가사주 ᄒᆞ멍 셍각을 정리연 그 질로 신창이서부떠 걸언 서구포로 걷기 시작을 긴 ᄒᆞ여신디, 비몽사몽간 이레착 저레착 멧 시간을 걷단 갑제기 벨이 펠룽펠룽 여가멍 기자 바싹 언 질더레 씨러져 불엇젠마씀.

정신 련 보난양 질 에염인디 넘이 얼언 질레에 싯당은 얼어죽을 거 닮안 이레저레 역불 갈아뎅겻고렌 데다. 게도 ᄉᆞ망일언 질 에염이 농시용 차 ᄒᆞ날 봐져렌마씀. 게고 문도 아젼 이선 그디서 을 자졋고렌양.

겐디 아칙이 그 차 주연이 문을 난 얼메나 금칠락ᄒᆞ여실 거우꽈. 몰르는 나그네가 파들락기 일어나신디 양지도 ᄆᆞᆫ 칮어젼 피 찰찰 흘치곡 여가난 오죽 놀레여실 거우꽈게. 신착도 어드레 가신디사 여불어불고 대비도  착만 신언 시난 ᄎᆞᆷ 꼴이 꼴 아니라실 거라양.

경ᄒᆞ여도 그 착 차 주연 삼춘은양 농장 소곱으로 한삼촌을 련 들어가렌마씀. 정지에 ᄒᆞᆫ디 들어간 불살란 물을 데피멍 장쿡  사발광 밥을 먹으렌 고 끗디 앚안 이 한삼춘신더레 이것저것 ᄌᆞᆺᄌᆞᆺ이 들어봐렌마씀. 차비도 주고 빵꾸가 난 테프로 부친 양말광 두이가  칮어진 검은 고무신을 신져주멍 신창지 잘 가게 삼춘을 앚져놘 하느님신더레 기도ᄁᆞ지 여 주어렌 읍데다. 그 질로 나온 삼춘은 버스를 타신디 그 버스 소곱이서 이녁을 ᄒᆞᆯ긋ᄒᆞᆯ긋 붸리던 여생들의 눈공ᄌᆞ덜을 이제지도 이ᄌᆞ불수가 읏덴마씀.

이 웃어야 지 울어야 지 몰르는 잇날 삼춘 이왁이를 들으멍 다른 사름 이와기가 아니고양, 읏이 살던 우리 제주사름덜 이와기란 셍각이 들어집데다게. 어린 나으에 집안을 살려보 젠 사회생활에 려들엇던 우리 삼춘의 ᄎᆞᆷ 아픈 이왁이주만 존경스럽고 그때 우리 삼춘을 도웨주신 그 농장 삼춘 ᄀᆞᇀ은 분들이 하영 이시민 얼메나  시상이 뒈코 ᄒᆞ여져마씀.

                                            강은아 자연환경해설사 / 제주어보전회 여성부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