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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진정한 친구 / 김신자
2018-09-07 13: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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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의 세상여행 47> 우정

                                            2018년 9월 7일 제민일보연재

                           제라ᄒᆞᆫ 벗은 ᄆᆞᆫ딱 떠날 때 나신디 오는 사름이여

 

요ᄒᆞ루기 가근ᄒᆞᆫ 벗광 ᄒᆞᆫ디 무인카페에 간 코피 ᄒᆞᆫ 잔 호록호록 드르쓰멍 누게산디 ᄌᆞᆨ아 놓은 글귀를 ᄒᆞ나 봣수다. ‘진정ᄒᆞᆫ 벗은 ᄆᆞᆫ딱 떠날 때 나신디 오는 사름이다.’ 니게반뜩ᄒᆞ게 ᄌᆞᆨ아진 글을 보멍 벗광 난 막 공감이 갑디다게. “ᄆᆞᆫ덜 날 밉상ᄇᆞᆯ릅뎅ᄒᆞ멍 떠나불 때 는 나신디 똑기 껌딱지추룩 부떵셔사 ᄒᆞᆫ다이.“ 벗신디 반 협박조로 ᄀᆞᆯ으멍도, 나신디 경 진정ᄒᆞᆫ 벗이 올캐로 멧 멩이나 이신고 ᄒᆞ는 셍각이 무뜩 듭디다. 나가 ᄀᆞ졍 뎅기는 핸드폰 소곱엔 멧 백멩 일름덜이 들어앚안 싯주만 멧 년이 지나도 전와 ᄒᆞᆫ 번 안ᄒᆞ영 지내는 사름덜이 건줌입주. 기쟈 이ᄌᆞ분 사름덜토 아니주만 단절뒌 일름덜이 대부분이라마씀.

벗광 바당을 보멍 찰 마시단보난 그 엿날 양착이서 문이 ᄋᆢᆯ리던 테레비가 셍각나고, 아바지영 아바지 친구분의 푸달푸달ᄒᆞᆫ 우정이 셍각납디다. 그 두릴 적 반궹일 ᄌᆞ냑만 뒈민 아바지 손 심엉 왁왁ᄒᆞᆫ 질로 알동네ᄁᆞ지 아바지 친구분 집이 테레비를 보레 가지 안ᄒᆞ엿수과. 나가 막 좋아라ᄒᆞ는 전설의 고향이나 연속극을 보레 가시민 오죽 좋으쿠과마는 경도 아니고 아바지가 좋아ᄒᆞ는 권투를 보는 거라마씀. 그 집이 강 보민 오일장 닮은 우리집광은 잘도 ᄐᆞ나게 비교가 뒈어서마씀. 뭬셴 ᄀᆞᆯ아사 ᄒᆞ코... 집안이 잘도 ᄏᆞᄏᆞᆯᄒᆞ게 정리정돈이 뒌 집이라십주. 경ᄒᆞ난산디 두린 나 ᄆᆞ심에도 벌테모냥 막 ᄂᆞᆸ드민 안뒌다는 셍각이 듭데다게.

아바지 친구분은 어디가 하영 아픈 사름추룩 페랑ᄒᆞ고, 촌사름 답지 안ᄒᆞ게 양지도 히양ᄒᆞᆫ 게 똑기 웨방사름 닮아서마씀. 말도 투박ᄒᆞ지 안ᄒᆞ고 배운 사름추룩 교양도 ᄒᆞᄊᆞᆯ 이섯고양. 경ᄒᆞ난산디 거기 예펜삼춘은 잘도 독ᄒᆞ여낫수다. 어진 서방이영 살젱 ᄒᆞ민 당연시리 독해지는 건 인지상정인 거 닮아마씀. 나 아바지광 어머니도 경ᄒᆞ여시난마씀. 나광 아바지가 가민 그 아바지 친구분은 지드렷다는 듯이 막 살갑게 대ᄒᆞ여주멍 연속극을 보당도 당연ᄒᆞᆫ 것추룩 권투를 좋아ᄒᆞ는 아바지를 위ᄒᆞ영 테레비를 뻰찌로 돌려줍디다. 그것도 부작ᄒᆞ연ᄀᆞ라 권투ᄒᆞ는 시간은 ᄒᆞᆷ치 월력에 ᄌᆞᆨ아두기도 ᄒᆞ여서마씀. 맨날 집안이서만 지내난산디 아는 것도 하고 프로그램 시간도 잘 알아봐둿단 아바지신디 ᄌᆞᆺᄌᆞᆺ이 ᄀᆞᆯ아주곡 ᄒᆞᆸ디다.

권투선수 두 멩이 글러브를 쪙으내 피 찰찰 내와가멍 눈탱이가 밤탱이 뒈는 꼴을 붸려가민 난 잘도 불쌍ᄒᆞ곡 ᄆᆞᄉᆞ운디, 아바지가 ᄋᆢᇁ이서 두 주먹 ᄇᆞᆯ끈 줴영 마치 지녁이 권투선수추룩 쨉, 쨉, 훅, 레프트훅 ᄒᆞ멍 흥분뒌 목청으로 몸을 움직이는 거 봐가민 아바지가 잘도 멋져보여나십주. 젊을 때 밀항으로 일본에 갓단 권투를 ᄒᆞ여나난산디 권투에 대ᄒᆞ영은 일가견이 이서나십주. 겐디 난양, 그디서 권투를 보는 게 아니라 아바지 친구분이 주는 새탕에 눈이 탁 두려ᄀᆞ졍 오도마새탕 옴막옴막 ᄈᆞᆯ아가멍도, 아이고 자게자게 ᄒᆞᆫ 멩 아무라도 ᄆᆞᆫ첨 누워불라게 ᄒᆞ멍 빌어십주. 경ᄒᆞ여사 집이 ᄈᆞᆯ리 올거난마씀게.

경ᄒᆞᆫ디 그르후제 ᄇᆞ름 팡팡 불고 눈이 어마저푸게 ᄂᆞ리던 어느 날부떠, 아바지가 좋아ᄒᆞ는 모십을 보멍 빙섹이 웃으시던 그 좋은 삼춘도, 반궹일만 뒈민 멘날멘날 아바지영 ᄒᆞᆫ디 손심언 걸엇던 그 캉캄ᄒᆞᆫ 올렛질도 더이상 걸을 수도 볼 수도 읏게 뒈어불엇수다. ᄒᆞᆫ동안 아바진 구들에 ᄒᆞᆫ차 앚안 진진ᄒᆞᆫ 저슬밤을 담배 연기영 ᄒᆞᆫ디 ᄌᆞᆫ디엇수다. 아바지 친구분이 돌아가시던 날, 난 체얌으로 아바지의 눈물을 봣수다. 어떵사 설룹게 울던지 나도 몰르게 ᄒᆞᆫ디 막 울어졌던 아바지의 진정ᄒᆞᆫ 그 우정이 지금도 튼남신게마씀. 경ᄒᆞ엿던 걸 보민 우리 아바진 잘도 행복ᄒᆞᆫ 사름이라나서양.

                                               김신자 시인 / 제주어보전회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