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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귀인닥산이 벗어지게 글은 뭐 아무나 배우는 거라?/ 김신자
2021-05-02 12: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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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인닥산이 벗어지게 글은 뭐 아무나 배우는 거라?

제주어는 보물이우다 58. 보제기 아덜 ⓵

제민일보 2021.04.30. 연재

 

 

절부암 성창 바우엔 궤깃배덜이 늘비ᄒᆞ게 베에 묶어진 냥 ᄒᆞᆫ들ᄒᆞᆫ들 춤을 춰 낫수다게. 절부암 앞이서 ᄒᆞ루헤원 히당 버치민 이물칸이 들어강 뭐라도 봉가 먹는게 경 ᄌᆞ미나난양. 먹을 거라도 ᄒᆞ나 봉가짐직ᄒᆞᆫ 날엔 집이 이신 고망우럭덜이 ᄒᆞᄊᆞᆯ 얻어먹어보젠 갯꼇더레 ᄆᆞᆫ 나와나십주. 배안이서 곱을락도 ᄒᆞ곡, 고불멍에 알더레 무꾸럭 창퉁이 모냥 곱은 벗 심엉 인디안밥 ᄒᆞ여가멍 잘도 놀앗주마씀. 나 두릴 적인 배 ᄀᆞ진 아방이 잘도 불루와낫수다게. 이녁네 아방이 배 탕 저착 차귀섬, 눈섬 에염이서 궤기 하영 잡앙 왕 ᄑᆞᆯ기도 ᄒᆞ곡 베지근ᄒᆞ게 메역국 낄려먹는 거 봐가민 니치름을 찰찰 흘쳐나십주. 요새사 배 ᄒᆞ나만 ᄀᆞ졍 이서도 얼메나 부제우꽈. 이녁 돈으로 궤기 안 사먹엉 돈살아나곡 궤기 ᄑᆞᆯ앙 돈 뒈곡ᄒᆞ는 큰 부제주마씨.

겐디, 우리 하르방 ᄀᆞᆮ는 말 들어보난 엿날엔 보제기도 막 상놈으로 뒈넹기듯 헷덴마씀. 그자 늘렛내나는 궤기나 낚아당 ᄑᆞᆯ멍 살아노난 내무련사 그거산지 ᄌᆞ식ᄁᆞ지 막 차벨대위 헷젠마씀. 게난 우리 ᄆᆞ을 보제기 삼춘은 아덜 ᄒᆞ나 이신거 서당에 보내젠 헤도 양반 ᄌᆞ식덜 글 익는디 못 가게 ᄒᆞ여노난 에가 탁 그차졋덴 ᄒᆞᆸ디다. “아부지, 나도 자게 서당에 보내줍서. 나도 자이덜추룩 공뷔ᄒᆞ고정 ᄒᆞ우다.” 보제기 아덜은 넘이 공뷔ᄒᆞ고정 ᄒᆞ난 자꼬 아방신더레 들들 ᄌᆞ추왓덴마씀. 뒷녁날은 애비아덜이 그 서당 선싱신더레 간 마당에 꿀려둠서 사흘을 막 빌엇덴양. “우헨 일이냐?” “아이고, 이거 ᄒᆞ나 벢이 읏인 나 아덜인디 글을 익겟다고 자꼬 서당에 보내줍센 ᄒᆞ여노난 영 ᄉᆞ정ᄒᆞ레 왓수다게.” “귀인닥산이 벗어지게 글은 뭐 아무나 배우는 거라? 똥에 섬비질ᄒᆞ젠 ᄒᆞ염서. 당췌 안뒈여.”

그날부떠 보제기 삼춘은 서당 선싱신디 메날 궤기도 낚아다 주곡 굴묵도 ᄃᆞᆺᄃᆞᆺᄒᆞ게 짇어주멍 어국나국읏이 구붓구붓ᄒᆞ멍 애씨단 보난 선싱 ᄆᆞ심에 폭 들어분셍이라양. “저 무뚱에 혼차 앚앙 글 배와라.” 들물이 시민 쌀물이 싯나 ᄒᆞᆫ게 ᄋᆞ떵ᄋᆞ떵 허락을 받안 공뷔를 ᄒᆞ게 뒈엿수다. 보제기 아덜은 원체 영리헤노난 ᄒᆞ나 ᄀᆞᆯ으민 둘씩 알곡, 양반의 ᄌᆞ식덜신더레 ᄀᆞ르차주는 거 거쓴 ᄆᆞᆫ 웨완 이섯수다. 그추룩 ᄒᆞ멍 ᄒᆞᆫ 사오년을 서당에 뎅기단 보난 이녁도 과거시염을 보고정ᄒᆞ여서마씀. 게난 양반의 ᄌᆞ식덜 중에 수두(首頭)ᄒᆞᆨ생신더레 막 가근ᄒᆞ게 ᄃᆞᆯ라부떳주마씀. 아방이 궤기 낚아오민 반착은 선싱 주곡, 반착은 그레 주곡 ᄒᆞ멍 잘 사귀어 둿수다.

과거시염을 보레 가게 뒈난 보제기 아덜은 머리빡을 굴럿수다. “나 주제에 무신 시염이고게. 난 그자 서월 귀경이나 ᄒᆞᆯ 거난 ᄒᆞᆫ디 부쪄만 가게 ᄒᆞ여도라. 과거 볼 ᄆᆞ음은 읏고 서월 귀경이나 실피 ᄒᆞ영 오켜.” 요영 ᄀᆞᆯ아가난 양반의 ᄌᆞ식덜은 안심ᄒᆞ연 “게민 경ᄒᆞ라. ᄒᆞᆫ디 가는 것사 일이라게.” ᄒᆞ멍 서월더레 가는디 암만 셍각헤도 그 보제기 아덜이 미더럽질 못ᄒᆞᆫ 거라양. 글 ᄒᆞ는 거 보민 이역네보담 활씬 앞사기도 ᄒᆞ주마는 만에 ᄒᆞ나 가이가 공뷔ᄒᆞᆯ 때 느량 다심아ᄃᆞᆯ추룩 눈 바깟디 나게 ᄒᆞ여분 것에 윽먹언 신지도 몰르고, 아맹ᄒᆞ여도 보제기 아덜이 혹 시염을 보는 날엔 이녁넨 다락 털어질 것만 ᄀᆞᇀ아노난 “야, 이놈을 어떵ᄒᆞ여서라도 떼여뒁 가게. ᄒᆞᆫ디 서월 갓당은 우리가 시염에 털어진다게.” 요영 ᄄᆞᆫᄆᆞ심을 먹어가멍 훼구덜을 둘럿수다.

 

김신자 시인·㈔제주어보전회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