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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소낭밧디 지들케/ 김신자
2019-01-05 21: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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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의 세상여행 62> 소낭밧디 지들케 

꿩 심어지난 지들케도 들러쏸 내불고 (2019년 1월4일 제민일보 연재)

엿날 저슬, 눈이 ᄑᆞ뜰ᄑᆞ뜰 ᄂᆞ려가민 난양 지들케 걱정을 ᄒᆞ여낫수다게. 부제칩 쉐막이나 밧거리에 장작이라도 하영 젱여진 거 보민 잘도 불루와나서마씀. 가끔ᄊᆞᆨ 쉐똥을 봉가당 ᄃᆞᆺᄃᆞᆺᄒᆞ게 굴묵도 짇으곡 지들케덜을 ᄒᆞ여당 눌을 눌어놔둠서 ᄉᆞᆯᄉᆞᆯ 빠가멍 일년을 살아십주. 뭐 알도 못ᄒᆞ는 두린 ᄆᆞ심에도 지들케 눌을 봐가민 잘도 푼드그랑ᄒᆞ여서마씀. 우리 어멍은 멘날 바당으로 밧디로 ᄌᆞ루젼 못가곡 아으덜찌레 솔똥 봉그레영 솔닙 긁으레 잘도 졸리뎅겨낫수다.

동네 벗덜쾅 아시덜이영 니야까 끗엉 솔닙 긁으레 강, 소낭가젱이 ᄍᆞᆯ랑 동 멘들앙 니야까에 싞엉 또시 새낏줄로 털어지지 안ᄒᆞ게시리 ᄐᆞᆫᄐᆞᆫᄒᆞ게 묶어가멍 이녁보다 큰큰ᄒᆞᆫ 짐을 잘덜토 끗언 와나서마씀. 소낭밧디 솔똥을 비료푸데레 줏어담곡 큰큰ᄒᆞᆫ 소낭 우터레 ᄇᆞ들랑ᄇᆞ들랑 올라강 낭껭이로 탁탁 ᄄᆞ려가멍 솔똥덜 다르륵 털어지는 소리만 들어져도 배가 불러낫수다. 어떵ᄒᆞ당 낭우티서 털어졍 데멩이도 까지곡 피도 찰찰 흘쳐나고양. 배고프민 주젱이 씨완 묻언 놔 둔 씨감제를 도독질ᄒᆞ여단 먹기도 ᄒᆞ여신디 안적도 그 맛은 이ᄌᆞ불 수가 읏수다. 저슬들민 감제가 원체 귀ᄒᆞ여노난 감젯눌에 ᄃᆞ랑ᄃᆞ랑 ᄃᆞᆯ아진 감젤 ᄒᆞ나 봉그나, 보리왓디 주왁주왁ᄒᆞ당 큰 감제 ᄒᆞ나 봉가지민 산삼 ᄎᆞᆽ인 거만이 잘도 지꺼져낫수다게. 경 안ᄒᆞ민 놈이 ᄂᆞᆷ삐 메여당 걱죽 베껴가멍 와삭와삭 씹당보민 저슬 ᄂᆞᆷ삐가 잘도 시원ᄒᆞ고 ᄃᆞᆯ앙, 지들케ᄒᆞ노렌 목고냥이 바싹 ᄆᆞᆯ르던 것광 잘잘 흘치던 ᄄᆞᆷ도 ᄆᆞᆫ 이ᄌᆞ불어지곡양.

어느 날이랏수다. 궹일날이난 고등ᄒᆞᆨ교에 뎅기는 ᄋᆢ답 ᄉᆞᆯ 우티 성광 ᄒᆞᆫ디 징심ᄁᆞ지 싸ᄀᆞ젼 망사리 ᄀᆞᆽ고 솔닙 긁으렐 갓수다. 그 엿날엔 느나읏이 솔닙을 긁으레 뎅겨노난 ᄇᆞ지란털지 안ᄒᆞ민 당췌 ᄒᆞᆫ 망사리 체우기도 심들어나서마씀. 아닐케라, 아척 인칙 동세벡이 온 사름덜이 이서나신디사 솔닙 귀경ᄒᆞ기가 펀펀이란 이레주왁 저레주왁 모도왁 모도왁 시 모돔이 뒈신디, 어느 고망이서산디 자꼬 ᄑᆞ들락거리는 소리가 들련 그레 솔쩨기 간 보난 큰큰ᄒᆞᆫ 장꿩이 가시낭 트멍이서 못 나오란 파댁염신거 아니우꽈. 아이고어멍아, 이런 ᄉᆞ망이 시카게.

이걸 어떵ᄒᆞ리. 갑제기라노난 체얌엔 아무 셍각도 번찍 안 난 가심만 ᄃᆞᆯᄃᆞᆯ 털단, 이놈이 족ᄒᆞᆫ 꿩 ᄒᆞᆫ ᄆᆞ리 철려불카부덴 ᄉᆞᆯ짝ᄉᆞᆯ짝 앞더레 간 글겡이로 콱 누르떳수다. 경ᄒᆞᆫ 다음 저착 멀리 이신 성신디 자게오렌 웨울럿수다. 꿩 잡앗젠 ᄒᆞ는 소리에 성은 ᄒᆞᆫ숨에 ᄃᆞᆯ려완 둘이 손발이 맞게 꿩을 심언 확확 ᄂᆞᆯ개영 다리영 끈으로 묶어지난 솔닙 긁으는 것도 ᄆᆞᆫ 설러불고 어무니 아바지신디 막 자랑질ᄒᆞ고정 ᄒᆞᆫ ᄆᆞ심에 집더레 오질 안ᄒᆞ엿수과?

성은 니야까 끗고 난 거들거리멍 장꿩을 손에 들런 동네에 들어사난 점방에 앚안 놀던 동네 삼춘덜이 놀렌 생인고라 “아이고, 저 집이 족은 ᄄᆞᆯ 또 보라게. 원 ᄋᆢ망지기가. 어디간 지녁만ᄒᆞᆫ 장꿩을 심언 왐신게.”ᄒᆞ는 소릴 들어가멍, 집이 가차와가난 막 ᄃᆞᆯ련 올레더레 들어사거니 “아부지, 꿩 잡앗수다~!”ᄒᆞ난 정지서 불 ᄉᆞᆷ단 어무니가 바락 놀레멍 부지땡일 들른차 나완게마는 “아이고, 이 노릇도. 산 꿩을 집 안터레 ᄀᆞ졍오민 안뒌다게.”ᄒᆞ멍 아부지신더레 머센머센 ᄀᆞᆯ안게마는 ᄒᆞᄊᆞᆯ 시난 파들락파들락ᄒᆞ던 꿩이 모게기가 느랏ᄒᆞᆫ 냥 아바지 손에 심져젼 십데다. 그 꿩은 어무니가 멩글안 놔둔 골로 엿을 고완 아부지가 맛좋게 먹어십주. 난양 입메가 ᄍᆞᆯ라노난 먹들 못ᄒᆞ여도 나 든 아바지가 먹는 것만 봐도 ᄆᆞ심이 노고록ᄒᆞ여난 거 닮수다. 꿩 ᄒᆞᆫ ᄆᆞ리 잡아온 ᄂᆞᆯ, 아부진 ᄄᆞᆺᄄᆞᆺᄒᆞᆫ 입짐으로 실려운 나 손을 호호 불언 녹여줍디다.

                                                                                                                   김신자 시인 / 제주어보전회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