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자료실

일반자료실 폭낭 / 이종실
2018-07-27 15:50:53
폭낭 <> 조회수 1064
14.49.158.231

<제주어의 세상여행 41> 폭낭        2018년 7월 27일 제민일보연재

 

폭낭엔 우리덜을 ᄉᆞᆯ펴주는 ᄆᆞ음이 들어 잇수다

 

요지금도 ᄆᆞ을 할망당엔 큰 폭낭이 션 신령님이 그디 사는 거 닮곡 오래 ᄇᆞ레여가민 섭지근ᄒᆞ기도 ᄒᆞ여마씀. 그 엿날도 기영 똑기 할망당이 아니란 밧디나 동네에 신 폭낭이라도 가소히 네기지 안ᄒᆞ여낫수다. 우리 하르바진 폭낭엔 사름덜을 ᄉᆞᆯ펴주는 기운이 싯젠 ᄒᆞ멍 ᄒᆞᆷ불로 낭가질 체나 버이지 말렌 ᄀᆞᆯ아낫수다.

나가 나고 살아난 ‘진올레’엔 나 ᄋᆢ섯ᄉᆞᆯ때ᄁᆞ장 큰큰ᄒᆞᆫ 폭낭이 ᄒᆞ나 셔낫수다. 지금은 그 올레 대한질 나멍 그차져부럿주마는 엿날은 지럭시가 버스 두 정거장만이나 ᄒᆞ곡 그 안네 사름덜이 열다ᄉᆞᆺ 집 넘게 살앗수다. 진진ᄒᆞᆫ 그 올레 긋뎅이만이 신 그 폭낭은 ᄒᆞᆫ 삼백년이 넘엇젠 ᄀᆞᆮ나읏이 지레가 관덕정 두 개만이나 커낫수다. 그딘 몰방에ᄁᆞ지 션 ᄆᆞᆯ방에거리엔 불러신디, 말이 거리주 지금 보민 ᄌᆞ동ᄎᆞ ᄒᆞ나 돌리기도 에려울만이 ᄒᆞ꼴락ᄒᆞ엿수다. 기영헤도 그딘 어른덜이 낭강알 팡돌에 모다지민 살아가는 이왁도 ᄒᆞ곡 여름엔 건불리기도 ᄒᆞ엿고 아이덜은 ᄋᆢ나믄이 넘이 모다들엉 땅바닥에서 다마치기영 공기광 공차기도 ᄆᆞᆫ ᄒᆞ는 ‘광장’이랏수다.

아이덜 노는 것 중에 ᄌᆞ미진 건 폭낭 우이 올라가는 거라낫수다. 먹을 게 에려운 때난 타 먹는 ᄋᆢ름도 ᄎᆞᆷ말로 ᄃᆞᆯ앗주마는, 그 낭 우인 아무나 올르들 못ᄒᆞ여낫수다. 그 폭낭에 높이 올라가는 건 ᄋᆢ름을 타나 놀젱 ᄒᆞ는 것이엇고, ᄎᆞᆷ말로 ᄌᆞ미진 건 낭가지 긋뎅이드레 누게가 더 멀리 가느냐 심벡ᄒᆞ는 건디 낭 올르는 아이보단 귀경ᄒᆞ는 아이덜이 더 ᄆᆞ소완 헤낫수다. 튼내여보민 그 폭낭 올르는 아이덜 중에 일등은 나보단 다ᄉᆞᆺᄉᆞᆯ 우이 우녁칩 성(兄)이랏수다. ᄆᆞ솝지도 안ᄒᆞ는고라 그 낭을 잘도 잘 타나서마씸. 그 우녁칩 성은 두린 때부떠 ᄈᆞᆯ랑 ᄃᆞᆯ음박질도 잘 ᄒᆞ곡 원체 재엽이 쎄연 못ᄒᆞ는 게 읏엇수다. 기영ᄒᆞ난 그 폭낭에 올르는 건 지보단 나가 한 성덜보단도 더 잘 ᄒᆞ엿입주. 그 ᄆᆞᆯ방에거리 앞이가 그 성네 집이랏고, 우리집은 그 폭낭 서녁펜이 우영팟 알로 장항뒤가 신 서알녁칩이랏수다. 난 아이덜 노는 소리 나민 ᄉᆞᆯ째기 나왕 귀경을 ᄌᆞ미지게 ᄒᆞ엿수다. 놈덜 낭 타는 거 봄만도 잘도 ᄆᆞ소완, 두린 나안틴 낭에 올르렌 안ᄒᆞ난 그때 대ᄋᆢ섯 ᄉᆞᆯ벢인 안된게 ᄎᆞᆷ ᄉᆞ망이엔 생각ᄒᆞ엿수다. 무산고 ᄒᆞ난 폭낭 잘 타는 우녁칩 성은 그 두린 열ᄒᆞᆫᄉᆞᆯ에 ᄑᆞᆯ이나 가달이나 성ᄒᆞᆫ 게 ᄒᆞ나도 읏엇수다. 그 폭낭 타단 털어지멍 니 개 ᄆᆞᆫ 걲어먹은 겁주. 어느 착 ᄑᆞᆯ인가 가달은 두 번씩이나 걲어져나실 거우다.

기영ᄒᆞᆫ디 그 폭낭이 굽부떠 딱 걲어져부는 일이 생겻수다. 우리나라 역ᄉᆞ에 질 큰 태풍이엔 ᄒᆞ는 사라호 때마씸. 추석 ᄒᆞ여먹젠 메틀 전부떠 이거저거 장만덜ᄒᆞ여신디 멩질 아시날부떠 멩질날ᄁᆞ지 어마저푼 비ᄇᆞ름에 울담이 물러지곡 이집저집 초가 지붕이 ᄆᆞᆫ ᄂᆞᆯ아가부는 걸 보멍 멩질 생각이랑마랑 잘도 ᄆᆞ소왓수다. 밤중만이 탕 ᄒᆞ는 소리에 천둥베락 치는 중만 알안 식구덜은 ᄆᆞᆫ 이불소곱드레 곱안 밤세낭 ᄇᆞᆨᄇᆞᆨ 털엇수다. 뒷날 보난 그 큰큰ᄒᆞᆫ 폭낭이 우리 우영팟 넘언 장항뒤ᄁᆞ지 씨러젼 이십디다. 하르바진 장항 안벌러진 게 ᄉᆞ망이엔 식구덜 ᄆᆞ음 달랜 후제 그 낭을 ᄌᆞᆯ게 ᄍᆞᆯ르멍 치우곡 울담광 우영팟 담을 잘 다우멍 ᄆᆞᆫ 정리를 ᄒᆞᆸ디다.

난 ᄋᆢ섯ᄉᆞᆯ 두린 ᄆᆞ음에도 할으바지광 벗 ᄒᆞ여보노렌 말을 ᄒᆞ여십주. “할으바지, 이 큰 낭 걲어져부난 어떵 ᄒᆞ코양? 이거 숭시 아니우꽈?” 할으바진 요영 대답ᄒᆞᆸ디다. “이거 하늘이 다 알안 ᄒᆞᆫ 일 아니가! 이 낭 그냥 셔시민 저 우녁칩 느네 성 이 낭 올르당 털어졍 데가리 까졋일지도 몰른다. 이 폭낭이 가이 살려주젠 ᄒᆞᆫ 거 닮다. 기영ᄒᆞ고 느도 후제 이 낭 올르당 어떵 뒐지 몰르곡. 모다 하늘광 이 폭낭이 도웨주는 거 보난 느네덜은 궤양 잘 크곡 훌륭ᄒᆞᆫ 사름덜 뒈렝 ᄒᆞ는생이여.”

                                     이 종 실 (전)제주외국어고 교장 / 제주어보전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