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자료실

일반자료실 아바지광 니야카 / 김신자
2018-01-19 13:20:49
게무로사못살리카 <> 조회수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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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의 세상여행 19>

                                                   아버지와 리어카

                                                                                           2018년 1월 19일 제민일보연재

 

오널은 아칙부떠 비가 촐촐 ᄂᆞ렷수다. ᄃᆞ람쥐 쳇바퀴 돌 듯 서푼벌이ᄒᆞ레 운전ᄒᆞ멍 출근ᄒᆞ는디 니야카에 하간 박스덜광 종이덜을 ᄀᆞ득 실언 끗언가는 어떤 하르바지가 눈에 들어옵디다. ᄎᆞᆯ림세광 고부라진 등광, 니야카가 활씬 더 커 보이는 그 모습을 ᄌᆞᆺᄍᆞᆺ이 보단보난 니야카 도로기 ᄉᆞ이로 저 시상 사름이 뒈신 우리 아바지가 보입디다.

엿날인 무사 경 그 쓰우롱ᄒᆞᆫ 술을 좋아ᄒᆞ는 사름덜이 동네마다 하영 셔나신디사, 그자 술 먹엉 질레에 자빠졍 싯거나 동네 방네 가름도세기추룩 얼러뎅기멍 놈안티 웨울르곡 크싱크싱 거슴손ᄒᆞ는 사름덜도 하낫수다. ‘술’ᄒᆞ민 우리 아바지도 그 중 ᄒᆞᆫ사름이우다.

나가 국민ᄒᆞᆨ교 3ᄒᆞᆨ년 때 일이우다. 그날도 오늘추룩 저슬비가 촐촐 ᄂᆞ려신디, ᄒᆞᆨ교 ᄆᆞ쳔 벗덜쾅 놀멍 집더레 오단 동네 삼춘을 만낫수다. “아이고, 느네 아방 저 웨방이 잔치칩 뎅견오단 고넹이추룩 복작 질어ᄀᆞ젼 흥창망창 걷들 못헤노난 질레에 헹끌렝이 갈라진 냥 비 맞암서라게. 경ᄒᆞ당 실령 죽을 수도 이신다게.”

가심 는착ᄒᆞᆫ 삼춘 말에 집으로 그자 막 ᄃᆞᆮ지 안ᄒᆞ엿수과. 집이 간 보난 어멍도 읏고 강셍이만 캉캉 죾으멍 시난 아바지를 살려사ᄒᆞᆫ다는 두린 ᄆᆞ음에 니야카를 빌레 뎅겻수다. 알카름에서 웃카름ᄁᆞ지 이 집 저 집 뎅기멍 ᄉᆞ정을 ᄒᆞ여도 니야카를 빌리기가 ᄎᆞᆷ 하늘에 벨따기라서마씸. 니야카가 넘이 귀ᄒᆞ여노난 비 안맞게 갑빠를 씨완 싯거나 창고에 보물추룩 애껸 놔둠서 ᄂᆞ시 빌려주들 안ᄒᆞ여낫수다.

어떵어떵ᄒᆞ단 보난 ᄉᆞ망일언 제우 니야카를 빌련, 혼차 한질더레 가단보난 고등ᄒᆞᆨ교 뎅기는 성이 뽄부리멍 쭐레쭐레 왐시쿠데 “언니~큰일 낫수다. 아바지가 질레서 다 죽엄덴.” ᄒᆞ멍 웨울러신디, “아이고, 구체시로완 못살켜게. 난 안가켜.” ᄒᆞ멍 체얌엔 헤심상 심드렁펀펀ᄒᆞ는 거 아니우꽈. 난 성광은 ᄐᆞ나게 막둥이난산디 아바지 ᄉᆞ랑을 하영 받앗수다. 벗덜 집이 강 맛 존 거 얻어지민 다 먹어불지 안ᄒᆞ고 아바지 직실 똑 챙겨와낫수다. 경ᄒᆞ단보난 술 하영 먹은 아바지가 밉성버름이랑마랑 잘도 불쌍ᄒᆞ덴 셍각밖이 안 듭디다.

술에 ᄌᆞᆫ뜩 취ᄒᆞᆫ 아바지를 성광 난 제우제우 니야카에 실런 동네 점방 가차이 올 때랏수다. 성은 부치로완 고개를 숙이멍 끗고, 니야카 안에 앚인 아바지는 삔주룽이 사름덜 베리멍 벵삭벵삭 웃곡, 난 뒤티서 심내언 밀리는디 동네 사름덜은 울담 우티로도 미쭉미쭉 ᄇᆞ레곡 점방안이 싯단 사름덜도 우리덜 비맞인 그 허운데길 봐신고라 “아이고, 저 집 아방 보라게~큰일 치를 뻔 헤신게.” ᄒᆞ멍 다덜 ᄒᆞᆫ마디썩 허쿠데 난 두린 ᄆᆞ음에도 우리 아바지를 구숭ᄒᆞ는 거 닮안 “양~ 삼춘덜, 무사 우리 아방 숭봄이우꽈. 속심ᄒᆞᆸ서! ᄀᆞ만이 안 이시쿠다양.” 웨울러가난 동네 사름덜이 “아이고, 저 집이 족은년 잘도 독ᄒᆞ여. 지네 아방을 잘도 셍각ᄒᆞ는 ᄄᆞᆯ이주게. 야 ᄆᆞᆫ덜 속심ᄒᆞ라게.” 웃임벨탁 ᄒᆞ멍도 경덜 ᄒᆞᆸ디다.

지금은 그 점방 어느 구석이서 웃단 삼춘덜도 이 시상을 ᄆᆞᆫ 떠나고, 아바지 가시던 날, 무사 경 눈은 팡팡 ᄂᆞ리던지...,아바지가 술을 넘이 좋아ᄒᆞ연 숭이엇주만 페랍지도 안ᄒᆞ고 술광질이나 굴툭 ᄒᆞᆫ 번 안 부린 아바지라나시난 나는 요조금도 니야카만 보민 그 도로기 베옥ᄒᆞᆫ 트멍으로 아바지가 봐지는 거 ᄀᆞᇀ앙 가심이 석석ᄒᆞ여 집네께.

김신자 시인 / 제주어보전회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