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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단풍추룩 익을락
2016-10-14 07:30:39
게무로사못살리카 <> 조회수 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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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전형의 제주어로 읽는 세상사 19>

 

                                                                          단풍(丹楓)

                                                                                                                                 2016년 10월 14일 제민일보연재

‘산강 맞인 단풍이 봄꼿보단 곱들락ᄒᆞ다’렝 ᄒᆞᆫ 말이 시수다. ᄎᆞᆷ말, 곱들락이 단풍 든 낭을 보믄 ᄆᆞ음에 쏙 들곡 그 ᄌᆞᄁᆞᆺ디 오래 잇고정ᄒᆞ여마씀. 단풍(丹楓)! 늦인 ᄀᆞ슬에 풀광 낭덜 섭상귀가 벌겅 노랑 갈색으로 벤ᄒᆞ는 걸 ᄀᆞᆮ는 말입주. 단(丹)은 ‘붉을 단’이옝도 ᄒᆞ곡 ‘정성스러울 란’이옝도 ᄒᆞ곡, 풍(楓)은 ‘단풍나무 풍’이주마는 글제가 낭광 ᄇᆞ름이 ᄒᆞᆫ디 어우라진 한잡주. 잘 ᄉᆞᆯ펴보믄, 단풍은 낭광 ᄇᆞ름이 ᄒᆞᆫ 해 농시ᄒᆞ듯 정성드령 멩근 섭상귀렝 셍각ᄒᆞ여져마씀.

단풍낭은 섭이 손바닥추룩 라갈래로 갈라지는 게 특징인디, 우리 주벤이서 ᄌᆞ주 봐지는 단풍낭, 고로쉐낭, 신낭 따우가 단풍낭과에 속ᄒᆞ는 낭덜입주. 하여간이 섭상귀덜이 수두락ᄒᆞ게 포붙어둠서 곱닥곱닥 물든 단풍낭 보민, 확 뭐셴 ᄀᆞᆮ지는 못헤도 사름 사는 일광 ᄀᆞᇀ아붸기도 ᄒᆞ곡예. 벌겅ᄒᆞᆫ 섭상귀 ᄆᆞᆫ직으민 어떠불라 ᄒᆞᆷ직도 ᄒᆞ곡, 소곱도 노고록ᄒᆞ여지멍 나도 이추룩 익어져시민 ᄒᆞ는 ᄆᆞ음이 일어마씀.

ᄀᆞ을 들엉 날이 얼어가민 낭은 오는 저슬을 ᄌᆞᆫ디젱, 심들게 엽록소 멩글아가멍 섭상귀 ᄀᆞ꾸던 일을 설러붑네께. 새봄 나민 또시 새 새끼덜 키와사 ᄒᆞᆯ 거난양, 낭이 주는 심으로 낭가젱이에 붙엉 벳광 비광 ᄇᆞ름광 놂에두리던 섭상귀덜은 식겁을 ᄒᆞᆯ 거우다. 그제사 정신ᄎᆞᆯ령 화륵화륵 ᄒᆞ당보믄 ᄆᆞᆫ저 털어지기도 ᄒᆞ곡 졸바른 색도 못내는 낭섭덜토 실 텝주마씨. 경헤도 미리셍이 이녁 일 다 ᄎᆞᆯ련 놔둔 내물심 이신 섭상귀덜은 와리지도 안ᄒᆞ곡 ᄎᆞᆫᄎᆞᆫ이 곤 색깔을 내밀 거우다. 낭이 느냥으로 알앙 살렝 ᄒᆞᆯ 때 뒈민 낭섭은 이미 늙엉덜 이실 거난, 셍각ᄒᆞ멍 지내온 낭섭덜은 곱들락이 단풍 들곡 ᄇᆞ름광 벗ᄒᆞ영 털어지멍도 을큰ᄒᆞᆷ이 읏이 그 낭신디 좋은 걸름이 뒈여주는 걸 거우다. 이 ‘ᄌᆞ연 섭리의 묘ᄒᆞᆷ’을 우리 사름덜토 잘 배와사 ᄒᆞᆯ 거우다양.

우리 사름덜 ᄉᆞᆯ펴 보카마씀. 사름덜 중에도, 어멍아방이 멩글아 줭 시상에 새썹으로 나온지후제, ᄒᆞᆷ세다리로 들구 어멍아방 못ᄌᆞᆫ디게 ᄒᆞ곡 금승ᄆᆞᆼ셍이 들러퀴듯 이녁 ᄆᆞ심냥 살멍 야냥게제움이나 ᄒᆞ는 사름, ᄉᆞ뭇 겅충거리멍 흥창망창 살곡 뽄상아리쪼광 밉성ᄇᆞᆯ르게 ᄒᆞ는 사름, 실게창지그차지게 ᄒᆞ여노난 어른덜도 읏인폭ᄒᆞ영 내부는 ᄌᆞ손 따우, 맨 말짜에사 이녁 나닥산이를 알아지게 뒈는 사름덜토 십주마씨. 경ᄒᆞᆫ 사름은 곱닥ᄒᆞᆫ 단풍이 안 든뎅 ᄒᆞ는 말이우다. 낭가젱이에 붙엉, ᄀᆞᇀ이 꼿도 내우곡 름도 ᄃᆞᆯ리게 ᄒᆞ영 ᄀᆞᇀ이 익이곡, ᄒᆞᆫ 펭승 ᄒᆞᆫ디덜 도웨멍 살아사 펜안ᄒᆞ고 곱닥ᄒᆞ고 고결ᄒᆞᆫ 단풍이 뒈영 ᄇᆞ름광 ᄒᆞᆫ디 잘 털어져진뎅 ᄀᆞᆮ고정ᄒᆞᆫ 말이우다.

단풍추룩 고결ᄒᆞ게 사는 것! ᄎᆞᆷ 어렵긴 ᄒᆞᆫ 일입주마씸. 경ᄒᆞ고 “ᄋᆞ따가라, 이 왕왕작작ᄒᆞᆫ 시상에 지만 고결ᄒᆞᆫ 첵 헴저” ᄒᆞ멍 놈덜이 눈꿀도 하영 ᄒᆞᆯ 거라양. 게도, 돈만 알곡 이녁만 잘 살아보젱 벨벨짓 다 ᄒᆞ멍 욕심에만 ᄃᆞᆯ아지는 일 보단, 사름의 기본적인 도리는 사름답게 살아사 뒈는 게 아닌가마씀. 단풍이 든뎅 ᄒᆞ는 것, 그것도 곱닥ᄒᆞ게 드는 것! 나 ᄉᆞ정이 영 정 뒈연 막 노고록ᄒᆞ게 잘 살진 못ᄒᆞ여수다마는 곱들락ᄒᆞᆫ 단풍으로 익을만이 “야캬야카ᄒᆞ멍 열심히 살아수다” ᄒᆞ젱 ᄒᆞ민, 나도 낭광 풀의 섭상귀신디 잘 배와보쿠다.

ᄒᆞ를의 태양이 / 연분홍 노을로 지듯 / 낭섭의 ᄒᆞᆫ 생은 / 빗 고운 단풍으로 끗낸다 / ᄒᆞᆫ 번 지상에 오믄 / 또 ᄒᆞᆫ번은 돌아가사 ᄒᆞ는 / 어김읏인 생의 법칙에 / 고분고분 말 듣곡 / 낭섭은 생을 ᄆᆞ끄멍 / 눈물을 뷉지 안 ᄒᆞᆫ다 / 시상이서 질 곱닥ᄒᆞᆫ 수의(壽衣) / 단풍섭을 입어그네 / ᄒᆞᆫ 줄기 훅 부는 ᄇᆞ름에 / 게벱게 ᄂᆞᆯ리는 / 저 눈부신 종말 / 저 순ᄒᆞᆫ 끗ᄆᆞ침이여! - 정연복의 시 ‘단풍’     (시인 / 제주어보전회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