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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벌초덜 허게마씸
2016-08-26 08:31:37
게무로사못살리카 <> 조회수 1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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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전형의 제주어로 읽는 세상사 16>

벌초 (2016년 8월 26일 제민일보 연재)

 

아명 저를읏이 살암주마는 / 소본이랑 ᄏᆞᄏᆞᆯᄒᆞ게 ᄒᆞ여불라 / 이 산 증조할마니 읏어시민 / 느 어떵 이 시상 봐져시커니 / 저 어욱패기 굽으로 ᄌᆞᆯ라내곡 / 그 가시낭이랑 뿔리차 팡 데껴불라 / 그 ᄉᆞ이 느 소곱이도 검질광 낭덜이 / 허지랑ᄒᆞ게 하영 짓어실 거여 / 게난 오널 증조할마니 앞이서 / 느 소곱도 ᄒᆞᆫ디 / ᄏᆞᄏᆞᆯ이, ᄏᆞᄏᆞᆯ이 문짝 비여불라 (졸시 『소본』 전문)

소본 ᄒᆞᆯ 때가 ᄆᆞᆫ 뒈수다. 엿날인 소본검질을 묶엉 지영 왕 ᄆᆞᆯ류와그네 지들커 ᄒᆞ기도 ᄒᆞ여난 이 소본은, 백중 후제 음력 7월말부터 추석멩질 이전이 ᄒᆞ는디, 음력 8월 초ᄒᆞ루부터 가차운 궨당덜찌레 모도와들엉 ᄒᆞ는 ‘모듬소본’도 십주. 경ᄒᆞ난 소본을 이틀 정도썩은 ᄒᆞ게 뒈는디, 후손은 멧 읏어도 조상묘가 하불민 ᄎᆞᆷ말 심들게 ᄒᆞ는 집덜토 셔마씀.

‘추석 전이 소본 안ᄒᆞ민 조상님이 자왈 써그네 멩질 먹으레 온다’ᄒᆞ는 말도 이신디 그건 추석멩질 전이 꼭 소본을 ᄒᆞ렝 나온 말일 텝주. 조상님 묘소가 ᄒᆞᆫ여름 비ᄇᆞ름에 끗어가불지는 안헤신가 멜싸져불지는 안헤신가 ᄉᆞᆯ펴도 보곡 산담 물러진 것도 답곡, ᄏᆞᄏᆞᆯ이 정리ᄒᆞ는 이 소본은 ‘뿔리 읏인 낭 엇곡 조상 읏인 후손 엇다’렝 ᄒᆞᆫ 말에 비촹보민, 사름 근본 중 ᄒᆞ나인 ‘孝’가 벡힌 전통 풍습이고 사름뒌 도리로 당연ᄒᆞᆫ 일입주. 경ᄒᆞ긴 ᄒᆞ여도, 조름 게베운 후손덜이 한 디는 관결치 안헤도 하간디 아픈 어른덜만 신 집은 벌초때만 뒈민 하영 ᄌᆞ들기도 ᄒᆞᆸ네께.

사름이 살당 보믄, 조상 산소 이신 고향이만 살아지는게 아니라노난 문제가 뒈기도 ᄒᆞ여마씀. 육지 강 살거나 외국에 살아불민 벌초 때 못오는 일도 하마씀. 엿말에 오고라진 소낭이 선산을 지킨뎅 ᄒᆞ는 말도 십주. 구짝ᄒᆞ게 페와진 소낭덜은 대궐이나 큰 집 짓는디로 보내불곡 몰멩진 소낭만 남앙 산을 지킨뎅 ᄒᆞ는, 사름으로 치믄 성공도 못ᄒᆞ곡 부족ᄒᆞᆫ 후손이 효도ᄒᆞᆫ뎅 ᄒᆞ는 말광 ᄀᆞᇀ은 겁주. 게도 가로각산 살멍도 놈 우새ᄒᆞ지 말젱, 똑 이때 뒈민 멩심ᄒᆞ영 데깍데깍 와그네 정성ᄒᆞ는 사름덜도 잇긴 ᄒᆞᆸ네다.

게나대나, 지금 어른덜 세대ᄁᆞ진 죽금살금 때 뒈믄 소본을 ᄒᆞᆯ 거우다마는 이루후제 후손덜이 걱정이우꿰. 조상 모시는 ᄆᆞ음이 지금 ᄀᆞᇀ으지 안 ᄒᆞᆯ 거난마씀. 경ᄒᆞ난 지금 어른덜은 똑기 엿날추룩 매장ᄒᆞᆫ 산솔 ᄒᆞ지말앙 화장으로 처리ᄒᆞ곡 후손덜신디 피해를 주지 말아사주 ᄒᆞ멍 하영 ᄌᆞ듭네께덜. ᄒᆞ긴, 소식덜 들으민 우리나라도 화장ᄒᆞ는 비율이 2000년도 초에 40% 정도라신디 요조금은 80% 정도 뒈곡, 꼭 납골당이 아닌 낭강알이나 꼿덜 ᄌᆞᄁᆞᆺ디 묻으는 ‘자연장’을 ᄒᆞ는 사름덜토 하감젠 ᄒᆞ난, 나 ᄆᆞ음으론 그거 ᄉᆞ망이로구나 ᄒᆞ는 셍각도 듭네다.

에염에 신 나라 중국이나 일본이서도 매장ᄒᆞ질 안ᄒᆞ고 건줌 다 화장장을 ᄒᆞᆫ덴 ᄒᆞᆸ데다. 영국이나 프랑스광 유럽이서도 ‘자연장’ ‘녹색장’이렝 ᄒᆞ영 화장ᄒᆞᆫ 분골을 낭뿔리 에염이 묻어줭 그 낭광 ᄀᆞᇀ이 상생ᄒᆞᆫ뎅, ‘자연회귀’의 뜻인 장묘방법덜을 쓴덴마씀. 만약시 사름덜 ᄆᆞᆫ 매장만 ᄒᆞ민, 후제 땅 우티는 봉분으로만 ᄀᆞ득을 거 아니우꽈예. 죽은 사름은 평균 15평을 ᄎᆞ지ᄒᆞ는디 산 사름은 ᄒᆞᆫ 사름이 제우 4.3평 밖이 안뒌다는 글도 봐집데다.

얼메 읏엉 추석도 뒐 거고, 조상님덜 고마움을 소곱이 쿰어그네, ᄐᆞ다앚앙 소본덜 잘 ᄒᆞ여봅주. 이왕이믄 아이덜토 ᄃᆞ령 강 조상님 음덕도 기리곡 식솔이 중요ᄒᆞᆷ을 ᄀᆞ르쳐주곡 ᄒᆞᆸ주. 소본ᄒᆞᆯ 땐 멩심멩심 ᄒᆞ여사 ᄒᆞᆸ네다. 베염도 조심ᄒᆞ곡, 왕벌이나 소앙벌도 잘 ᄉᆞᆯ피곡, 예초기 ᄉᆞ용도 조심ᄒᆞ여사 ᄒᆞᆸ네다. ᄉᆞᆯ펴보던 조상님이 “아이고멍아, 어마넉덜라” ᄒᆞ멍 어마줌짝ᄒᆞ민 안뒙주마씨.

(시인∙제주어보전회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