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자료실

일반자료실 지 글른 건 모르곡 남 글른 건 안다
2012-01-17 17:09:49
제주어보전회 <> 조회수 1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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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속담](자기 잘못한 것은 모르고, 남 잘못한 것은 안다)

호 준 : 선생님, 교실에서 음식 먹으민 안 뒈는 거 아니우꽈? 영호가 교실에서 아이스크림 먹어수다. 벌점카드 발급헙서.

(선생님, 교실에서 음식 먹으면 안 되죠? 영호가 교실에서 아이스크림 먹었어요. 벌점카드 발급하세요.)

선생님 : 물론 교실에서 음식물 먹으민 안 뒈주. 영호야 교실에서 음식물 먹으민 벌점 2점인디 무사 먹어시냐?

(물론 교실에서 음식물 먹으면 안 되지. 영호야, 교실에서 음식물 먹으면 벌점 2점인데 왜 먹었니?)

영 호 : 다른 아이덜도 하영 먹어마씨. 걸리지 안 헌 것뿐이주. 호준이가 오늘 아이스크림 사 주렌 허는 거 안 사줘부난 정 헴수다게. 호준이도 메날 교실에서 뭐 먹어마씨.

(다른 아이들도 많이 먹어요. 걸리지 않은 것뿐이지. 호준이가 오늘 아이스크림 사 달라고 하는 걸 안 사 줬더니 저렇게 하는 거예요. 호준이도 매일 교실에서 뭐 먹어요.)

선생님 : 호준아, 영호 말이 맞이냐? 느도 교실에서 음식물 자꾸 먹엄시냐?

(호준아, 영호 말이 맞니? 너도 교실에서 음식물 자주 먹니?)

호 준 : 메날은 아니주마씨. 꼼 자주 먹기는 헴수다.

(매일은 아니에요. 조금 자주 먹기는 하죠.)

선생님 : 아이고 옛말에 “지 글른 건 모르곡  글른 건 안다.”더니 호준이 너를 두고 헌 말인 거 닮다. 하여튼 둘 다 종례 끗낭 교무실로 오라. 둘 다 벌점카드 받아야허켜.

(아이고, 옛말에 “자기 잘못한 것은 모르고, 남 잘못한 것은 안다.”더니 호준이 너를 두고 한 말인 거 같다. 어쨌거나 둘 다 종례 끝나고 교무실로 와. 둘 다 벌점카드 받아야겠네.)

□해설 

사람은 흔히 제 결함은 지나치면서 남의 결함은 곧잘 지적한다. 어쩌다 다툴 때를 보면, 서로가 잘못인데도 상대방더러 잘못이라고 항변하기 일쑤이다. 특히 학생들의 경우에는 자기의 잘못은 쏙 빼고 다른 사람의 잘못을 들추어냄으로써 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자기의 잘못을 모른 체 남의 잘못만 지적하는 행태를 꼬집을 때 쓰는 속담이다.

지 : 자기(自己)

글른 : 그른

건 : 것은

모르곡 : 모르고

 : 남(他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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