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농부안 저슬살이
농경 사회에서 용시에 제일 중요게 여겻던 24절기 중 저슬은 입동(11월7일)부터 얼음이 얼기 시작는 소설(11월22일), 눈이 하영 내리는 대설(12월7일), 밤이 제일 긴 동지(12월22일), 추운 소한(1월5일), 큰 추위가 오는 대한(1월20일) 지 여섯 절기동안 춥고 용싯 일은 것이 읏엉 농부안이가 질 한거 때라. 이 때를 농한기(農閒期)엔 영 육지 사름덜은 벼 용시가 끝나민 저슬 석달 동안은 화투나 치곡 막걸리나 먹으멍 일 읏이 노는디 제주 농부안은 “집이서 놀민 발바닥에 털 난뎅”멍 사나 죽으나 일는 재미를 락으로 알안 살아 와십주. 경 지 안 민 안될게 매해 시절이 안 좋앙 흉년이 주 들엉 용시영 거둔 곡석으론 식솔덜 해 먹엉 살기도 듯난 식덜 비 내곡, 시집 장게 보내곡, 방상에 일 나민 부지곡, 멩질이나 제사 젱 민 돈이 잇어사 거난 저슬에도 지들커나 찝신 등을 장에 강 는 부업을 지 안민 온 가족이 굶지 안곡 춥지 안게 살지 못엿을 거난 제주 농부안은 시 철 하늘에 해박은 날은 일을 여사 난 제주 속담에 “농부안은 개날 날 기는 공으로 살앗져”는 말이 나온것 닮아 마씸.
# 지들커 젠 민 구불짝이 벌러지곡 얼먹엉 죽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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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 짜는 노인(「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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름 농시 조를 장만곡, 콩 거껑 두둘곡, 감저 팡 우영팟듸 묻고나민 저슬 용시는 보리나 밀을 갈곡, 어떤 집인 저슬 삐도 갈앙 진듸 삔 솎아당 콩국 끓여 먹곡, 훌근 삔 뽑아서 장에 강 앙 가용도 쓰곡 엿지만 저슬 동안은 보리밧 검질도 읏고 일 읏엉 놀게 뒈난 불 을 지들커를 여당 장에 강 민 돈이 뒈난 저슬에는 느나 읏이 모두 낭고지를 가는 거라 마씸.
낭을 여당 도치로 깨영 잘 리왕 장작으로 민 삭다리나 썹 보다 돈을 하영 주난 목돈을 모으젱 민 곶낭이나 소낭을 영림소에서 벌목 허가를 받고 족은 낭덜은 자 르곡 큰 낭덜은 실 장남 서너 사름 빌엉 두 장남은 양펜이서 거두를 을리멍 톱질곡, 장남은 톱늬가 낭에 물지 안게 세기지름을 라주멍 낭이 사름 신더레 쓰러지지 안게 줄로 무껑 기멍 안전게 라사 는거라. 른 낭은 나데로 가지를 쳐서 낭 등케기에 쇠징을 박고 오리목에 묶어서 쉐로 집지 끄서당 장작 지럭시(60~70㎝)로 른 후에 도치로 보통사름 주먹 두께로 깨어서 로 다로 쌓아 몰린다. 이렇게 깬 낭은 즐거운 잔치나 정성을 다여 신에게 축원는 을 포제나 조상을 모시는 큰일(초상, 대·소상 등)때 주로 쓰는 낭으로 장작은 청결 땔감이라 영 귀게 여겻다.
삭다리나 솔썹은 장에 강 앙 가용도 쓰곡, 메주도 앙 장도 곡, 집에서 불 는디 삭다리를 젱 첫 우는 새벡참에 일어낭 나믄 참 넘는 곶낭밧듸 들어강 보민 쉐에 질메 지우곡 마차를 끌고 온 사름, 등짐 사름덜이 하영 모여들엉 서로 놈보다 가지라도 더 하영젱 낭 트멍을 이래 화륵 저래 화륵 아 댕기멍 삭다리를 줏당보민 낭코지에 양지도 찔러 먹곡, 가시 자왈에 걸령 푸더짐도 곡, 가시낭에 글켱 피가 나곡 여도 아픈줄도 몰랑 짐 꾸리젱 때사 피가 나는 것도 알앙 속(쑥)이나 담배로 체메곡 엿주. 쉐질메나 마차를 가졍 간 사름덜은 펜안게 빈 걸음으로 와도 등짐으로 삭다리를 는 사름은 지게 대신 작 낭 두개를 어깨 너비로 벌려놩 그 웃터래 삭다리를 가지씩 근근 올려 놓고 짐질 사름이 들러질 만큼 놓으민 끅줄로 끈게 묶은 후에 질베로 졍 집지 왕 베려보민 구불짝이 베껴지곡 멍들엉 벌러졍 죽어지게 아파도 지들커를 하영 지 안민 돈이 읏엉 살지 못거난 눈 묻엉 발이 빠지곡 는 날이 아니민 하늘에 해박은 날은 추운 저슬에도 산더레 지들커 래만 가낫주.
# 눈오곡 추운날은 쉐석도 들이곡 찝신도 곡
옛날 농촌의 소득은 곡석을 하영거나 쉐를 하영 질루왕 아사 재산을 이루는 일이라 눈 내리고 추웡 지들커 래 못가는 날은 집이서 아방덜은 쉐석이나 쉣배도 들이곡, 남신도 파곡, 찝신과 대구덕, 맥이영 멍석도 곡, 가마니 새끼줄을 꼬는 등의 일을 곡, 어멍덜은 멘네 래기도 까곡, 서답곡, 헌옷도 잣곡, 베도 짜곡 탕근도 곡 젱 민 저슬에 일이 하도 하서 놀날이 읏어.
농부안이 재산인 쉐는 부릉이 보다 암쉐를 라 리 질루와사 소득이 뒈난 해에 송애기가 너댓 리씩 불어나서 저슬에는 쉐왕에 가두웡 질루는디 젖먹는 금승때 지는 문제가 읏으나 젖을 떼영 다간 송애기가 뒈민 쉐석을 맨드랑 걸려메지 안 민 쉐왕 바깟듸 튀어나왕 우잣에 돌아 뎅기멍 똥도 싸곡, 오항도 벌러불곡, 촐눌에 찔레질 멍 허데겨 불곡, 감저눌도 볼라불민 감저눌에 비가 들엉 백봄 지 먹을 감저가 썩어 불곡 난 쉐석을 라게 멩그라 둿당 리씩 걸려 메젱 산뒤찝이나 우잣에 심은 신사라(신서란)를 비여당 몰령 멩글아사 여. 실 부릉이 쉐석이나 쉣배는 여사 난 신사라를 큰 디서 앙 덩드렁 마께로 두들경 냇물에 헤우민 속은 빠지곡 남은 신사라 심줄(줄거리)을 그늘에서 몰리왕 새끼를 꼬와서 늬곱이나 섯곱으로 어울령 멩그랑 집이서 쓰거나 기도 여서.
또 잇날 사름덜은 날이 좋으민 찝신을 신고, 비가 오거나 눈이 묻은 날은 남신을 신언 뎅겨신디, 찝신은 어느 집이서나 산뒤찝으로 앙 식구덜이 신고 남신은 돈줭 사올 형편이 안된 집이선 쉐를 불미왕에 강 베려다가 굴무기나 종낭, 소낭으로 식구들 발에 맞게 멩글젱 민 닷쉐 정도 걸리는디. 저 낭을 발 지럭시에 맞추왕 르고 자귀나 끌로 초불 본뜬후에 신어 보멍 쉐로 파곡 마지막으로 윤디나 쇠를 불에 궝 우툴 두툴 곳을 다듬앙 몰린 후제 옷칠을 볼르민 곱닥 남신이 뒈는 거라. 새 찝신이나 남신을 장에 강 젱 놔두민 집이 아이덜은 지꺼졍 짝이 신엉 다른 아이덜 신디 자랑 젱 아 뎅기당 발 뒤치기도 베껴먹고 푸더졍 귀마리도 거꺼먹엉 하영 고생 엿주.
# 신구간에 집 고치젱 민 허리필 시간이 읏어
신구간(新舊間)은 기록에 의민 대한(大寒·1월20일)후 5일에서 입춘(入春·2월4일)전 3일간으로 산과 바다, 을과 가정, 목축과 농경을 관장해 오던 문전신, 조왕신, 토신, 측간신, 칠성신 등 1만8000여신이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내려 왔던 신들이 해의 임기가 끝나서 올라가고 새로 임명받은 신은 아직 내려오지 못 때난 땅에는 귀신이 없는 기간(신구세관이 교승하는 기간)이므로 어떠 일을 여도 동티가 읏엉 명삼살(命三煞)을 제외한, 해삼살(年三煞)은 막은 방위를 돌아서 이사를 가민 되고 집도 고치고 올레도 새로 내곡 여도 뒌다는 제주의 특이한 풍속이주.
신구간이 아닌때 정제 문짝곡 측간을 고쳣당 아이덜이 급살 걸령 죽고 밧갈 쉐도 밧갈당 죽엇젠도 주. 또 어떤 집인 잔치연 명삼살인줄 몰란 새집으로 이사 갓단 새각시가 얼마읏언 죽엇져 는 소문을 들으민 겁낭 신구간이 아니믄 이사 가거나 집을 고치지 못여십주.
경난 름 장마철에 정제 축담이 멜라지곡 천장이 터졍 비가 세곡 여도 그냥 내부럿당 신구간이 뒈어사 집을 고치젱 낭도 사오곡 돌이영 흑질 흑도 실러당 그 추운 날씨에 정제 우티 기신새를 걷어내곡 축담을 싸멍 흑질 젠 난 손도 곱고 허리도 오그라졍 죽을 고생 멍도 동티 수완 신구간에사 고쳐 낫수다. 이추록 목에 들엉 집도 고치곡, 돗통시도 고치곡, 장항뒤도 손보젱 난 름 용시철보다 더 르지곡 허리필 어간 읏인 저슬이 뒈영 농부안은 개날 날 거읏이 기는 공으로 살앗수다.
구불짝 : 엉덩이와 등사이의 부위를 얕잡아 부르는 말
지들커 : 장작 검불 따위의 땔감
거두 : 큰톱
세기지름 : 석유
오리목 : 밭갈이 할때 쟁기에 연결하는 줄
로 다 : 가로 세로(바로)란 뜻
멘네 레기 : 목화의 열매
쉐 : 나막신 이나 남방아 따위를 만들 때 나무를 파거나 후비여 내는 연모
글 강원희 ㈔제주어보전회 이사·전 제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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