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을 진 사람이 쉼터를 찾는다)
아 내 : 오늘은 날도 물아시난 짐 설렁 가게마씨.
(오늘은 날도 저물었으니 짐 챙겨서 갑시다.)
남 편 : 경 허주. 아고, 오늘따라 무사 짐이 영 무거우니? 둑지영 종에 아판 시 못 걸으켜.
(그렇게 하지. 아이고, 오늘따라 왜 짐이 이리 무겁니? 어깨와 종아리 아파서 도저히 못 걷겠어.)
아 내 : 오늘 밧디서 하영 속아십주. 게난 지친 거 아니우꽈.
(오늘 밭에서 많이 수고했죠. 그러니 지친 거 아닙니까?)
남 편 : 어디 쉬엉 갈만헌 디 아봐.
(어디 쉬어 갈 만한 데 찾아봐.)
아 내 : 요 앞의서 쉬엉 갑주. 마침 짐 올려놓을 만헌 팡도 이신게마씨.
(요 앞에서 쉬어 가죠. 마침 짐 올려놓을 만한 쉼터도 있네요.)
남 편 : 그거 잘 뒈엇저. 저 짐부터 팡더레 부리곡….
(그거 잘 되었어. 먼저 짐부터 쉼터에 부리고….)
아 내 : 짐 진 사름이 팡을 는덴 연게.
(짐 진 사람이 쉼터를 찾는다고 했는데.)
남 편 : 다 맞는 말이주.
(다 맞는 말이지.)
□해설
‘짐 진 사름이 팡을 주’라는 속담은 등짐을 진 사람이 쉼터를 찾는다는 뜻이다. 무거운 짐을 진 농부에게 잠시 짐을 부려 놓을 만한 쉼터는 꿀맛 같은 휴식으로 잠시 지친 몸을 충전할 수 있는 요긴한 곳이다. 그러기에 짐을 진 농부에게 쉼터는 무엇보다 절실한 곳임에 틀림없다. 이 말은 확대해 보면, 무슨 일이든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이 찾고 구하기에 관심과 노력을 더하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주 : 찾는다
물다 : 저물다
경 : 그렇게
종에 : 종아리
팡 : 말을 타고 내리거나 짐을 지고 부리거나 할 적에 대(臺)가 되게끔 큰 돌 따위로 놓은 것.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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