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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백봄엔 한입이라도 덜내사 산다(5월7일토요일자)
2011-06-08 16:51:26
제주어보전회 <> 조회수 925
211.110.124.91
(45)백봄이야기

   
 
  제주시 삼양 1동 농번기 탁아소 어린이에게 빵을 간식으로 나눠주며 놀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도농업기술원 제공  
 
# 옛날 어른덜은 무사 보리곡 감저만 심어신고

제주의 땅은 화산이 터젼 생긴 메뜬밧이 하곡 비료가 읏은때라 쉐와 을 기르멍 쉬덜 똥 오줌 싼 쉐왕이나 마귀의 걸름광 돗통시 걸름이영 오줌항에 사름덜이 싸논 오줌이 그때 귀중 걸름이라 십주. 경난 매해 농시(농사)를 민 곡식이 잘 아니되영 해 농시 여나민  해나 두어 해 밧을 번영 농시를 여신디 번 밧디는 쉬를 담아놩 메기멍 쉬덜 똥 오줌을 밧디 싸도록 영 밧이 걸민 다시 농시를 곡 라 밧을 이밧 저밧 돌아가멍 농시를 여낫주(輪作·돌려짓기).

름엔 감저영 콩이영 조, 꿰를 갈앙 놔두민 태풍이 주 불엉 감저밧만 놔뒁 콩, 조, 꿰밧은 태풍이 딱 쓸어 불민 빈 밧만 남게 되난 그 그르에 초슬(양력 9월초) 모멀(메밀)을 갈민 슬이 슨 해는 모멀이 잘 되영 저슬에 모멀 섬이나 그랭이 장만영 메누리덜 아기난때 피멎으렝 모멀축을 쑤어 주곡 식게 멩질 때 빙떡도 곡 여낫주. 경 덕분에 모멀로 멩근 모멀빙떡이 제주도 향토 음식이 된거라 마씸. 이록 태풍이 주 오난 름 농시는 태풍에 잘 디는 감저를 하영 심어신디 감저는 조선 영조 39년(1763년)때 일본 쓰시마섬에서 조엄이 씨감저를 가져왔고 순조 34년(1834년)에 목사 한응호가 씨감저를 사당 농가에 주멍 흉년에 대비토록  것이 제주에 감저를 심게 된 시초엔 여마씸. 제주도 환경에 잘되는 름엔 감저 심곡 저슬 농시는 보리를 갈앙 장만 곡식 덕으로 해 동안 냥멍 보리밥광 감저 친거 먹곡 모멀범벅도 많이 먹으멍 살아와서 마씸.

# 보리왓디 깜부기 뽑으렝 민 보리왓만 려부렁 욕드럿주

요즈음은 비료도 하곡 빙구완는 농약도 하곡 농시는 기술도 발전곡 검질 안나는 제초제도 하영 시난 농시도 펜뿐 아니라 보리나 감저 소출도 하영 나난 식량이 충분 지만 그때는 걸름이 부족난 보릴 갈앙 놔두민 잘 나지도 아니곡 걸름기가 읏으난 잘 크지도 못영 베당 베당게 보리고고리가 나온걸 보민 삽살강생이 미신거 록 조지락이 보리고고리 서늉만  보리가 무슨 물이 할거우광? 나위 읏인 보리왓도 보리고고리 나올때 밧디강 보민 방에 밧덜이 딱 깜부기 빙에 걸린 보리영 대우리만 득여 마씸. 경난 교에선 농부덜 일손 돕노렝 깜부기 뽑곡 대우리 메는 봉사활동을 나가민 아이덜은 검은 깜부기를 뽑앙 아 뎅기멍 친구덜 양지에 꺼멍게 고냉이 록 칠는 장난을 당 보민 보리왓디 부룩벤 보리가 꺽어지게 라불민 생덜은 선생님 신디 벌 받곡 죄 읏인 선생님덜은 밧주인 신디 욕먹곡 죽도록 정했던 옛추억들이 생각 날거우다.

요즈음은 잘 소독 보리씨를 뿌령 농시난 깜부기 뽑앙 친구덜 고냉이 얼굴 멩그는 장난은 영영 여 수 읏은 옛말이 될거우다.

# 백봄인 입이 보영영 산더레 앗주

제주는 태풍이나 장마 때문에 해 걸렁 번 꼴로 흉년이 들엉 식량이 늘 부족난 백봄이 돌아와 가민 어떵민 식덜 굼경 죽이지나 말앙 이 봄을 궤양 지나코 는게 어멍 아방덜 큰 걱정거리라 나서 마씸.

집이 남은이 넘는 식솔을 거느린 대가족이 해 먹을 양식을 장만젠 민 도막은 밧은 보리비영 등짐으로 이밧 작벡 저밧 작벡을 넘으멍 롯질 지 져 내치젱 민 작벡 우티 정동이나 끅(칡)에 발 걸령 작벡 알더레 둥굴민 양지도 밀어먹곡 도 꺽어먹곡 여도 빙원에 갈 를 읏엉 헌갈중이 짝 찢엉 무껑 일당 일이 다 끝나사 성안 빙원에 강 고쳐나서. 보리 비영 집에 시꺼올때 밧디나 질에 떨어진 보리고고리를 나도 읏이 줏엉 갈중이 보금지에 놓앙 집지 왕보민 보리 꼬스락이 에 박아졍 피가 나곡 아프멍도 보리방울 나라도 버리지 안젠 곡, 감저 팔때도 이녁 밧디 감저 밧을 두불씩 갈멍 감저 꼬렝이 나라도 코콜 주서오곡, 놈이밧디 이석주스레 돌아 뎅기멍 이녁 식구 굼기지 아니젠 부모들은 얼마나 고생 여신지 요세 사름덜은 라도 잘 모를 거우다.

저슬엔 아이덜 신디 감저 친거 먹으렝 주민 친감저를 꺽어봥 모인 감저는 맛싯젱 먹곡 물랑 흐린 감저는 맛읏뎅 째기 꺽으지 안것 록 영 다시 붙여 노으멍 벨 야냥게 당 백봄이 되어 가민 두린 음에 지만 감저 나라도 더 먹젠 궤트멍에 아무도 모르게 곱졌당 식구덜 모르게 사나흘뒤에 꺼냉보민 독이 고득 추접 감저라도 맛좋왕 째기 빨리 먹젱당 목에 걸령 숨고꼉 죽을 뻔도 여나서.

이록 저슬지는 장만 보리이영 감저로 냥영 먹으멍 보리도 가용쓰젠 꼼씩 당보민 새봄나민 보리도 동나곡, 감저 렝이도 읏엉 못먹엉 입이 보영여가사 부젯집에 강 밧디일 여주켕 영 보리을 말 또는 몇되씩 꿔당 보리 익을때 지 냥영 살젠난 어멍덜은 식덜신디 공븨랑 못여도 좋으난 저 산에 강 속이영, 난시영 고사리영 꿩마농이영 하영 영 오렌 보넹 놔두민 배고픈짐에 세비낭 똥꼬리영 맹개순을 꺽어먹당 보민 영오렝  속이영 난시, 고사리, 꿩마농은 구덕 창에만 꼼 영 집에 오민 족게영 왓젠 어멍신디 부지땡이로 매만 죽게 맞아 낫수다.

# 입 덜레젱 아까운 식 놈의 집에 주곡

   
 
  제주 동국민학교에서 광령 2리 유신동 어린이집에 장난감을 전달하는 모습.  
 
배고프민 어른덜도 기 어려운디 아이덜은 랑 무슨거 꺼우광? 아이덜은 집에만 들어오민 시장기를 지 못영 질 먼저 정제에 들어강 먹을것 어디신가 영 솟두껑광 살레를 앙봥 감저 나라도 이시민 지꺼졍 게눈 감추듯 먹는 식덜을 보민 얼마나 가슴 아프쿠광? 아까운 식덜 굼기지랑 말젱 놈이 집이강 보리도 꿔오곡 전분주시도 렷당 앙 범벅도 여 먹으멍 디당 못딤직 민 수 읏이 대섯난 은 놈의 집에 아기업게로 보내곡 나이 은 놈의 집 장남으로 보내영 멕여만 주멍 앙 살아줍셍 정멍 광 아을 부젯집에 보내젱 민 두루애기덜은 배곯아도 어멍이영 찌살켕 멍 어멍다리에 아졍 앙작멍 울민 어멍도 눈어뻥 찌 울멍 애아도 식덜 굼지안게 젠 매정게 은 시집 갈때 지, 아은 장게 갈 때 지 부젯집에서 앙 살도록 생이별을 여낫수겡. 두린아이때부터 부젯집에 사리로 보내부난 초등교도 니지 못영 한글도 몰랑 무자엔 내무림 받으멍  평생 살젠난 얼마나 한이 많을 거우광 만은 어멍 아방덜이 부지런 곡 앙 고생 덕으로 오늘날 잘 살게 된거라 마씸.

요세 잘먹엉 치난 다이어트 켕 는 사름덜 보멍 그때 생각민 요즈음 사름덜 느끼고 배울점이 할거우다. 부제 노렝 필요 읏인 음식도 하영 영 먹다 남앙 버리지 말곡 먹을 만치만 영 먹는 습관을 가져시민 좋구다. 우리가 잘 살때 냥영 이웃 사름덜 곡 나누어 먹으멍 다 찌 행복게 오래 오래 잘 살아보게 마씸.

글 강원희 ㈔제주어보전회 이사·전 제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백봄 : 먹을 것이 다 떨어진 견디기 힘든 봄(음력 3~4월)

메뜬밧 : 땅이 척박하여 작물이 잘 자라지 않는 밭

쉬 : 말과 소

돗통시 : 돼지우리

쉐왕 : 소를 가두어 기르는 집

마귀 : 말을 가두어 기르는 집

오줌항 : 거름으로 쓸 오줌을 담아두는 항아리

두어 : 둘 또는 셋

번(番)다 : 차례를 바꾸어 번갈아 들다

그랭이 : 곡식 열매 따위가 소복하게 쌓인 모양

서늉 : 사물의 모습이나 형상을 얕잡아 부르는 말

이석줏다 : 보리, 고구마 따위를 거둔 밭에서 그 지스러기를 줍다

야냥게 : 분에 넘치는 호강

전분주시 : 고구마에서 주정이나 전분을 뽑아버린 나머지 찌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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