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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지금도 반가운 벗들…코풀래기 추억이 준 선물
2010-12-04 15:26:26
제주어보전회 <> 조회수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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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환갑넘은 초등학교 시절

   
 
  1950년대 초등학교 입학식 모습(제주교육박물관 「사진으로 엮은 제주교육 100년」).  
 
하나 둘! --- 싯 닛! 하나 둘! --- 싯 닛!

지금부떠 62년전 화북국민교(초등교)에 입학헌 난 곧 심어단 논 빙애기찌 어떵헐줄 몰란 선생님 조롬에만 부떤 댕기는디 코만 흘채기곡 말도 못 으난 선생님이 코도 씰어주곡 손도 심어주곡 경해여난 일이 얼풋얼풋 생각난다.

요새 생덜은 거즘 유치원의서 글을 배우난 지 일름도 쓸줄 알앙 굘 가는디 우리 두린땐 나에서 열장 배운댄 허는 글은 딱 교 가사 배와나시난 말 교 교육이 중해낫다.

옛날도 부모님 손 심엉 교에 강 입학식을 허여사 생이 뒈는 건디 더러는 혼자서 가는 아이덜토 셔 낫다. 나도 혼자서 집 친구 어멍이영 가게 뒈여부난 아시날 어머니안티 이 교육을 받앗다.

“학교강 선싱이 선빙찬 허거들랑 예! 해영 크게 대답허라이”

“예”

“ 번 해볼티야?”

“예”

“선빙찬!”

“예”

소리가 족다. 다시 해여보카? 이추룩 헌 교육을 라번 받안 거들거리멍 교에 갓는디 선생님은 선빙찬은 안불러 주곡 현병찬만 불럿다. 이상해연 대답허카 말카 허는 디 집 친구 어멍이

“얘야 빙찬아! 대답허라 미싱거 햄시니?”

그 말에 얼른 대답해엿는디 경해여도 이 삿단 아이덜은 나만 래는거 닮안 말 부치러왓다.

입학식이 끝난 우린 김기주 선생님을 란 교실로 가는디 선생님이 “하나 둘”허민 우린 “싯 닛” 허난 선생님이 “아니 싯 닛이 아니고 셋 넷 해야지” 경해여도 “싯 닛”은 고치지 못 해연 라날을 그추룩 허멍 란 댕겻다.

어디서산디 악살쟁이가 와싱고라 아니믄 선생님이 수와싱가 앙작곡 벌작는 아이덜토 잇엉 귀눈이 왁왁 때도 싯주마는 선생님은 친절게 달래멍 잘 르쳐 줫다.

1년이 뒈연 꼼 이시난 4.3건으로 을 집덜이 딱 불타 부럿다. 우리 집도 불타 부럿다. 살 집이 엇으난 우린 울멍불멍 화북교로 피난갓다. 경허멍 멧달 잇이난 교도 불타 부럿다. 교실도 책상도 딱 불타 부럿다. 공부헐디 엇으난 생덜은 이디저디 빈집이 잇이민 앙 댕기멍 공부햇다.

말 기가 맥히곡 억울엿는디도 누게 펜백여줄 사름이 시카 가슴만 쥐여짜멍 앙 살아사 햇고, 먹을 양석이 엇어부난 동녕질도 해사 햇다. 지금 왕 생각허민 그 어려왓던 시절 화북사름덜도 어려와실 텐디 지네도 어려우멍도 우릴 도와줘시난 말 고마운 사름덜이다.

이 때부떠 우린 굶엉 댕기는 날이 핫다. 징심은 먹을 생각도 못 허곡, 냑 심도 엇엉 톨밥도 허영 먹곡, 감저범벅도 허영 먹곡, 래옌 헌 건 아예 지도 말곡, 보릿주시로 맹근 줴기떡을 맹글앙 먹쟁 허민 목안으로 잘 안 넘어 갓주마는 앙 먹으멍 연명햇다. 요새 텔레비젼에 나오는 아프리카 사름덜 보담도 더 어렵게 짐승찌 살아온 거 닮다.

2년이 뒈멍 제주북국민교(초등교)로 전학갓다. 그디도 가난 다 몰른 친구덜이란 촌빙애기가 뒈엿다. 경해여도 놈안티 안떨어지잰 지런이 공부도 곡 그림도 열심이 그렷는디 밤인 집이 등불이 엇어부난 공불  수가 엇엇다. 쵓불도 식게나 넘어나민  번 불 싸보카 다른 날엔 쵈 살 돈이 엇언 불 쌀 생각도 못 허곡 내중엔 어렵게 구 각짓불로 공부햇다.

각짓불로 공부해 나민 콧고망이 검댕이가 뒈엿다. 공책도  번 사민 애끼멍 쓰곡 종이도 살 돈이 엇언 써난디 쓰곡 써난디 쓰곡 허멍 어렵게 공부햇다.

책도 엇언 음대로 구지도 못허곡 싯쟁민 똥종이(마분지, 선화지)로 맹근 책으로 공부햇다. 그 똥종이도 미국에서 준 구호품으로 맹근 거옌 햇다.

이추룩 어렵게 공부단 보난 3년이 뒈는 해에 6.25변이 일어낫다. 경아니 해여도 어려운디 전쟁지 터지난 먹을 것도 엇은디 담아진 피난민광 치 사름 사는 게 짐승 사는 것 광 다름이 엇엇다.

화북 2동 거로에서 북교지 6km옝 는디 그 질을 매날매날 지런이 댕겻다. 비가 와도 요새 쓰는 우비나 우산도 엇이 비닐로 맹근 비료푸대 장으로 머리에 들러쒄 댕겻다. 눈이 와도 음박질로 추윌 이겨가멍 댕겻다. 린 서늉이 북스럽주마는 너 나 헐 거 엇이 다 어려운 때난 누게가 봐도 숭허물이 엇엇다.

4년이 뒌 저슬 어느날 허리에 책폴 둘러매연 굘 가는 아칙이 하늬름은 쌩쌩 불곡 눈발은 양지패길 리는디 앞의 질은 보는둥 마는둥 음박질 멍 으니를 동산읠 넘젠 난 난디엇이 닝끄련 푸더졋다. 그게 똥마차에서 아진 똥물에 닝끄린 거엿다. 옷은 똥물로 범벅이곡 똥내는 천질 진동시켯다.  수 엇이 집으로 음박질 기로 고 집읠 왓는디 이젠 집안이 딱 똥내엿다. 푸더질 땐 부치러우난산디 눈물이 엇엇는디 집이 오난 굘 못가는 것이 더 억울해여신가 아니믄 샐 해여져신가 막 울어졋다.

찌 댕기는 선배나 후배덜토 랏이 찌 잇어낫는디 모다들언 도와주젠 난 나보담도 더 어려움이 하실 거다. 교 가는 날엔 일기가 좋은 날이나 궂인 날이나 그 먼먼 질도 찌 벗해영 운동는 기분으로 다 도와주멍 성제덜 찌 미잇게 댕겻다.

 

어둑억 악 세월은 흘런 6년이 뒈난 라가지  일덜이 생겻다. 큰 건 중교 입학 시험공부이곡, 족은 건 교일광 집의 일덜이엇다.

6년 공부시간읜 말 엄게 공부햇다. 멧달을 긴장소곱이서 공부난 나도 몰르게 성적이 쑥쑥 올르는 거 앗다. 놀쟁만 는 아이덜은 꼼 리기도 곡 벌도 줘사 지 을 이길 수 잇는 거 앗다.

공부 땐 매도 맞아보곡 벌도 사봐사 정신령 더 열심이 여지는 건디 요샌 체벌금지옝 연 아이덜 는대로 기냥 내부난 교육이 아니랑 방임이 뒈는 거 안 걱정이 뒌다. 인격형성이 덜 뒌 두린 아이덜을 기냥 내불민 석 클러논 생이 찌 이성을 못앙 노는 것에만 빠져불엉 방종는 사름이 뒈지 아니카?

지대로 공부곡 지대로 일쟁 는 아이덜이 멧이나 되코? 놀랭 민 지꺼졍 는 아이덜이 태반일 건디 이 아이덜 기냥 내불민 노는 거 백기 말 일줄은 몰르는 간세다리가 뒈여부는 건 아닌지?

엄 아방 식이 효자뒈곡 엄 선생 제자가 큰 사름이 뒈는 거 아닌가? 아명 신식교육이옝 멍 상담이여 멘토링이여 여봐도 어린 생덜은 상 긴장을 졍 공부여사 발르게 크는 것으로 안다.

공부 땐 열심으로 공부곡, 놀 땐  탁 터놩 실피 놀곡, 일 땐 지런이 일는 사름이 뒈도록 해사 발른 일꾼이 뒈는 거 아닌가?

 

이제 낫이 이른줄이 뒈고 보난 초등교 시절 코풀래기 추억이 지일 머리 소곱에 하영 남아 잇인 거 닮다. 동창덜도 만낭 보민 초등교 동창이 지일 반가운 거 닮다. 두린 때 책상 투멍 찌 앉앙 이것저것 심벡해여난 벗덜, 반세기가 넘은 지금도 만날 때마다 친 성제찌 막 반가왕 해여지는 거 보민 두린 때 주 만나곡 찌 지냇던 벗이 더 정겹게 느껴지는 거 닮다.

   
 
  말타기  
 
딱지치기, 구슬치기, 타기, 씨름기, 방치기, 땅따먹기, 뽈차기, 배뛸락기, 경허당 서축항의 강 물싸움기, 눈온 땐 눈싸움기, 이추룩 아칙부떠 냑장 심벡멍 골음배기멍 찌 지내난 벗덜, 만날 때마다 웃음부떠 나오곡 쌍욕부떠 터지곡 경해여도 실프지 안해영 반갑기만 허는 건 미싱거옝 아도 초등교시절 동창벗덜이영 미지게, 정 두텁 게 놀아난 추억이 주는 선물일 거다. 요샌 이녁만썩 를지게 살단 보난 동창덜 만나는 것도 경 찌 안되영 섭섭 때도 주 싯다.

저 가분 벗덜토 싯주마는 남은 벗덜이영 주 만나사  건디!

글 현병찬 서예가·㈔제주어보전회 자문


악살다 : 성내어서 소리를 지르며 야단하다

주시(주셍이) : 찌꺼기

줴기떡(줴역삼메) : 밀기울 따위로 주먹같이 둥글게 만든 떡

각짓불 : 등잔불

서늉 : 사람의 모습이나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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