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자료실

일반자료실 식게 아니 헌 건 놈 몰르곡, 소분 아니 헌 건 놈이 안다
2010-10-06 15:25:05
제주어보전회 <> 조회수 961
211.110.124.91
<23>소분가는 날

섯 자리 산소 소분을 다 는 디 이 옷광 범벅 뒈엿주마는

이게 효도인 거로구나 허는 이 지친 몸을 개벱게 맹글아 줫다

   
 
 

목장 들판에 모셔진 산소.

 
 
냑을 드신 아버지가 신돌을 안 호밀 는 디, 미싱 거 허젠 헤염싱고 허난 “늴 소분가젠 허난 식구수정맞게 호밀 아사 소분갈 거”옌 허멍 수두룩이 져다 논 호밀 혼자 지런이 으셧다.

뒷날이옌 헌 날은 소분가는 날인 디 제주 4.3건은 조곰 풀렷주마는 6.25전쟁이 일어난 막 어지러운 시라부난 살기도 어려왓고 을이 딱 뒤숭숭 때엿다. 경헤여도 소분은 해여사 허는거난 이날도 컴컴헌 일른 아칙부떠 징심 준비허는 어머니만 이레 악 저레 악 도웨주는 사름 엇어부난 더 를졋다.

조곰 어둑어둑헌 새벡인디 아칙밥 먹으렌 허는 아버지 명령(?)에  실프주마는 눈 비비멍 일른 아칙밥을 먹고 어머니가 려준 징심 동구령착을 둘러메연 아버지영 성님이영 나가는 뒤를 란 소분 질을 나삿다. 이때만 허여도 국민교 년 두린 때란 조곰 졸압기는 헤엿주마는 거들거리멍 질을 나삿다.

소분 질은 지일 먼 산부떠 아 갓다. 걸어도 걸어도 끗이 엇은 거 찌 할으바님 산소가 싯젠 허는 봉아름 꼭대기 높은 산 소곱인 다 왓젠 허는 말이 엇으난 부떠 탁 지쳐부럿다. 앙도 걸어보곡 세허멍 흥쟁이도 헤여보곡 여도 다니 말앙 저 라오랭 허는 성님광 말씨름 허단 보난 할으바님 모신 산에 다 왓다.

아버지부떠 할으바님 산소에 절허고 성님도 나도 절 헌 후젠 가젼 간 징심 동구령도 쉬지말게 담그늘에 곱져 놓곡 호미도 풀언 풀을 비는 디 아버지가 비는 걸 보난 어찌도 시원시원헌지 나도 허구판 호밀 심언 산에 들어 갓다. 그걸 본 아버지가 산담이나 비렌 허멍 야단셧다. 경 허여도 허고푸덴 허난 게건 만 비여 보렌 허락이 나완 생전 처음으로 풀을 비는 디 나 손에 쥔 호민 무사 영 벤지 풀도 무사 영 질긴지 늬치름도 흘려지곡 말 심들엇다.

허단 허단 버쳔 못허쿠덴 허멍 나와부난 “그거 보라 일은 아무나 허는 것가? 일도 헤여난 사름이 허는 거여, 일이 어렵거든 공부나 잘 허라” 이 때 아버지가 아준 이 말씀은 나가 학창시절 끝날 때 지도 머리에 남앗고, 지금 장도 잊어불지 안허는 교훈으로 남앗다.

다 비여논 풀은 글겡이가 셔사  건 디 엇어부난 대신 낭께기 꺾어단 씰멍 자리 소분일을 쳣다.

끔허게 소분이 다 된 할으바님 산소 앞에 술광 과실을 올려놓고 “잘 이십서양” 허는 인사로 절 해연 할으바님 산솔 나왓다.

그 다음 가는 듼 족은 할으바님이영 족은 할마님이 모셔진 큰태왓이엇다. 족은 할으바님넨 아덜이 잇어낫주마는 두린 때 죽어부난 우리가 소분허는 거옌 아 줫다. 족은 할마님은 나가 국민교 일년 때 돌아가시난 지금도 할마님이 업어주던 일광, 주름은 잇어도 빙삭빙삭 웃으시는 곱들락 얼골이 훤이 생각난다.

신 호미로 재기재기 소분허젠 허난 다시 신돌을 아내연 호미를 앗다. 새로 아진 호미로 풀을 비난 훨씬 개벱게 비여지는 거 앗다.

잘 비여진덴 지꺼젼 허단 보난 어디서 아 와신디 벌떼가 왕왕거렷다. 분시엇이 만이 사 잇인 나 얼골에 벌  리가 붙엇다.

아이고! 소리 질르기도 전이 벌은 나 콧대를 쐬왓다. 어찌나 아픈지 그냥 벌작햇다. 아버진 응급처치로 약풀을 뭉게여 주곡 성님은 비여논 풀로 벌을 내 쫓이젠 야단이다. 말 아팟다. 그때 그 아픔은 할으방이 뒌 지금도 금금 느껴지는 거 닮다. 아버진 촐뭇으로 벌집을 눌런 막 앗다. 경허난산디 벌이 아오지 안헷다. 이상헌 건 두린 아덜, 두린 동싕이 그추룩 아팡 우는 디도 집이 가랭 허는 말이  번도 엇엇다. 나종에 생각해 보난 그것도 일을 배와주곡 는 인내심을 르치는  부분이옌 허는 거 닮다.

풀입으로 뭉게곡 오줌도 라봣주마는 아픈 건 오래 갓다. 조곰 잇단 보난 나 코가 막 부선 대왕코가 뒈엿다. 놈 베래기가 부치럽고 챙피해연 패랭이로 바닥을 막안 댕기젠 허난 여간 불편지 않앗다.

아프곡 지치덴 허멍도 일허단 보난 징심때가 되엇다. 절거리 절물 이서 징심을 먹는 디, 난 배고프고 밥 먹고판 어느제민 징심을 먹으코 허멍 지들리던 징심이라 화륵는 디 아버진 어디가는 것도 안 아주곡 기냥 밧더레 넘어 갓다. 보난 콩밧더레 넘어간 콩닙을 는 것이엇다.

콩닙을 줌 득 아 온 아버진 우리 성제가 지들리던 징심 동구령을 앗는 디 징심 먹기 전에 밥을 이레 저레 케우렷다. 난 하도 이상해연 “무사 아까운 밥을 케우렴수과?” 허난 “그게 지금 우리안티 밥먹게 해여준 연신광 조상신안티 몬저 밥을 드리는 거”옌 아줫다. 그 말씀을 들으난 말 우리 사름덜이 살아가멍 지켜야 허는 예의범절이 이추룩 곱고 중헌거로구나 허는 생각이 들엇다.

징심밥은 보리 트멍에 곤 방울이 나 둘 베래지는 보리밥이엇다. 그것도 소분가는 날이난 하영 생각허연 곤방울을 조곰 놧던 것이다. 베지근 렌 엇어도국은 된장을 풀어 논 물에 곧 아온 콩닙을 들이쳔 먹는 디 말 산도록헌 국이엇다. 요조금도 나만 밥먹을 땐 그날추룩 콩닙국을 맹글앙 먹는다.

징심을 먹으난 더 일허는 것이 실픈디 경허여도 다음 산엘 가야 헌덴 허는 름에 웃둑지가 아파도 빈 동구령착을 엇게에 둘러메연 일어삿다. 이번 산소는 나가 늬 때 운멩허신 할마님이 모셔진 소개빌레엿다. 할마님 도 실실 생각이 낫다.

할마님 산소는  자리 만이난 얼른 뒈주 허는 희망으로 시작햇다. 경헌디 그게 아니엇다. 봉분이 크고 산담이 넓어부난 생각보단 오래 걸렷다. 할마님은 젊은 때 할으바님이 돌아가셔부난 고모영 아버지영 오누이만 키우멍 막 궁허게 살아왓젠 헷다. 경 심들게 살아와부난 아버진 할마님을 더 잘 모시젠 허는 거 앗다.

   
 
 

민오름에 모셔진 증조할으바님 할마님 산소.

 
 
다음은 증조 할으바님광 할마님을 모신 산소엿다. 마지막 산소옌 허는 름에 얼른 일어삿는 디 이번이 말 버친 질컬음이엇다. 거리지경 소개빌레에서 오라위 민오름 꼭대기 지 가젱 허민 두 시간은 걸린덴 헤엿다.

아이쿠!

큰 한숨이 나도 몰르게 나왓다. 그 한숨 소곱엔 실픈 것광 지친 것이 득 차 잇엇다. 경 허여도 열두  위인 성님이 뭇 따울리멍 달래는 름에 질컬음을 재촉헷다.  걷당 쉬곡  걷당 쉬곡 허단 보난 두 시간이 싀 시간이 뒈엿다. 경허여도 민오름엘 올라간 보난 방이 훤허게 터진 경치가 지친 을 달래여 줫다.

다시 신돌을 내놘 호밀 는 디 그 호미는 시간이 쉬는 시간이 뒈여싱고라 소분헐 땐 지런이 헤여졋다.

해염시난 섯 자리 조상님 산소 소분을 쳐졋는 디 이 옷광 범벅이 뒈엿주마는 이게 조상님안티 올리는 효도인 거로구나 허는 지꺼진 이 지친 몸을 개벱게 맹글아 줫다.

대왕코가 뒌 체로 집이 오난 어머님이 막 걱정을 허시멍 달래기도 해여 주엇다. 막둥이안티 주는 랑이 이디서도  마당 벌어졋다.

그 옛날 차옌헌 건 생각도 못헐 시상에 우리 아버진 아홉 때부떠 그 먼 질을 밧담 튀멍 가시자왈 헤치멍 댕겻덴 난 말 옛 어른덜은 얼마나 고생 엿는지 몸도 심도 좋아난 거 닮다.

요조금은 자가용 차로 댕기멍 예초기로 소분허는 일이라 옛날광 비교사 안 뒈주마는 지금 생각민 문명의 발달이 얼마나 고마운 건지 보록 보록 고맙게 생각이 나는 일이다. 멧 해 전만 해여도 자가용차가 엇어부난 시내버스시간 맞추왕 가는 디 차마다 사름덜이 득득 만원이랑 아졍도 가곡, 몰명건 케당 보민 타지도 못 해영 다음차 지들리멍 어렵게 댕겨난 일이 물물 생각난다.

“식게 아니 헌 건 놈이 몰르곡, 소분 아니 헌 건 놈이 안다”옌 는 우리 제주속담이 잇다. 집안이서 허는 식겐 는지 안 는지 놈이 몰르주마는 난드르 백겟디 조상산에 소분 안  건 놈이 봥 간세다리옝 나무리곡 웃음거리가 뒌다.  해가 넘어가도 조상님 산소에 소분 못 허는 사름은 효돌 안 허는 사름이다.

사름이 짐승광 달른 것 중에 나는 효도허는 거다. 효도허는 것도 사름이난 허는 거다. 짐승의 새끼덜은  크민 어멍광 짓갈랑 로 살아 가곡, 로 나가민 어멍도 아방도 놈이나  가지랑 물어불기도 허곡 쫓아불기도 허영 효도옌 헌 건 손콥만이도 엇은 거다.

경 허주만은 사름은 효돌 아니 허민 사름 구실을 못 헌 거란 동네에서도, 이웃끼리도 용서 수가 엇는 거다.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잘 모셔야 허는 것이 효도옝 허주마는 돌아가신 조상님안티 정성 들이는 것도 효도허는 거다.

효도는 것이 일쳇일에 근본이다.

글 현병찬 서예가·㈔제주어보전회 자문위원

봉아름 : 제주시 봉개동의 옛 이름

다니 : 듣기 싫게 종알거리는 잔소리

베다 : 가볍지 않다

늬치름 : 어린 아이나 소가 입에서 질질 흘리는 침

실다 : 날카롭다

벌작치다 : 아이가 몸부림하며 마구 큰 소리로 울면서 법석거리다

케우리다 : 고수레하다. 남의 집에서 가져온 음식물을 귀신에게 대접하느라고 조금 뜯어서 던지다

산도록다 : 싸느랗다. 조금 차거나 선선한 느낌이 있다

웃둑지 : 어깻죽지

실실 : 감실감실. 졸리어 눈을 감았다 떴다 하는 꼴

질컬음 : 길 걸음

보록 보록 : 자기에게 이롭게 하려고 기회를 자꾸 엿보는 모양

짓가르다 : 돼지새끼, 병아리 따위가 어미 밑에서 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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