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자료실

일반자료실 맨도롱할 때 국 한 사발 호로록기 드르싸붑서
2010-09-18 15:23:44
제주어보전회 <> 조회수 1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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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국 읏인 밥 못 먹어

 # 반찬은 읏어도 국은

   
 
 

자리장수와 동네 아낙간에 흥정하는 모습. (도승격 50주년 기념 사진집 「제주 100년」 중)

 
 
논이 읏엉 밧농만 지섯던 엿날 사덜은, 밥을 여도 거친 보리밥광 조팝이곡 또 레도 벤벤치 아니여노난 국을 먹어사 엿주기. 경곡 무신 일이 경 한디사, 새벳조반 여 먹엉 웃드르 밧듸 가문, 해낮이 되어사 정심이엔 영 밥 적 거려 먹곡, 냑이도 밤질 걸엉 먼먼 디서 왕 한밤중 들어사 밥먹언 살아시난, 국이라도 두어 사발 드르싸사 디주 경 안문 배 고팡 살질 못 여서.

또 밧덜은 무사사 경 빌레(암반)가 한디, 밧 갈당 꼼만 헤천베리문 “탁”게 보섭(보습)에 돌 걸리멍, 양주머리로 아사다 배떼기 콱 박앙, 이때 만약시 배에 들은 거나 으시문 안창지 을영  동안 숨도 잘 못 쉬주기. 경여부난 밧가는 장남은 국도 서너 사발 멕이곡, 풀풀 된 좁막걸리라도 자꼬 멕여사 여서.

영장밧듸 가젠 문, 새벡이 역꾼덜 일려당 낭푼이에  하나썩 섞은 밥 거리곡, 돗궤기 너풀너풀게 썬 거 미삐쟁이에 꿰영 들이친 국  사발 돌려도, 먹어난 입은 이성 국만 더 도렌 여가문, 양동이에 돗궤기 딸린 국물 들렁 댕기멍 “국! 국!”멍 멕엿주기. 먼먼 장밧더레 행상 메여가곡, 뭇곡, 산담지 둘르젠 문 오족 힘들어서.

# 바궤기로도 끌리곡

엿날 우리 동네엔 무사 경 멜도 잘 드는디, 그것도 보리 곱고 삼거린 초여름의 하영 들어노문 처리도 곤란엿주. 국 끌령 먹곡, 지정 먹곡, 볶앙 먹곡, 류왕 먹곡, 메루치 멘들앙 먹곡, 젓담앙 먹곡, 당 멜 으신 세계에 사는 궨당네 집이 보내곡, 비 왕 처리 못문 걸름장 여서. 파닥파닥 뛰는 멜  구덕 져당, 동넷사덜도 갈라주당 남은 걸로 우영밧듸 어린 배추 매어다 놩, 멜국 끌리문 국물이 베지그랑  게 두어 사발 드르씨문 배가 든든엿주기.

육지 트문 갈치는 궝이나 먹곡 찜이나 영 먹는 걸로 알주, 누게가 국 끌령 먹을 생각이나 여서. 싱싱 갈치 토막 쳥, 호박이나 어린 배추 놩 끌려보라. 둘이 먹당 나 죽어도 몰르주기. 각제기도  건 멜맛이나  가지주마는 꼼 큰 것쯤은 베지근기가 오토미(옥돔) 못지 아니여. 장태(양태)나 신착어렝이(황놀래기 수컷), 메역치, 우럭도 메역만 놩 끌리문 조추기.

경나 정나 바궤기 중에 오토미 이상사 이서? 우리 동네에선 그냥 ‘생성’이엔 는디, 저 산남의선 ‘래기’엔도 곡 ‘솔라니’엔도 여. 하도 맛조아부난 하근거엔 다 는 생이라. 그건 물회 여도 그만이곡, 류왕 먹어도 좋넨 주마는 죽쒀도 좋곡 국끌려도 좋주.  메역 아놓던지 수왕수왕 삐 삭삭 썰어놩 끌려보주기. 그거  사발만 먹어시문 영 입만 촉촉 다시게 거난.

# 국광 자리물회

잘 알 테주마는 엿날 제주섬엔 도새기 안 질루는 집이 으섯주. 통시에서 집안 사덜 뒤도 처리주마는 그 집의 큰 재산이랏주. 비료 으실 때난 걸름 멘들앙 농 짓곡, 새끼 내왕 기도 곡, 상 나거나 잔치은 큰일 이실 땐 잡앙 손님 접대 곡, 멩질 되문 추렴영 적깔도 곡. 경디 도야지나  리 잡아시난 사흘 동안 큰일 치루왓주, 돗 으서시문 어떵여실 거라.

일가방상도 하곡, 동네 사덜도 모야들문 그 국거리가 문제엿주마는 그걸 다 돗  리 아난 국물에  아놩 국이엔  거로 다 때왓주. 육지선 궤깃국이엔 문 보통 쉐궤기로 끌리는 걸로 알주마는 섬의서 쉐궤기 구경이나 제대로 여서. 바당에 강 레 여당 된장 풀어놩 국 끌령 먹곡, 조겡이나 가막부리 캐어당 그 국물에 삐 썰어놩 국 끌령 먹곡 그자 닥치는대로 끌려 먹엇주기.

경고 이젠 구젱기든 전복이든 오분재기든 미(해삼)든 물회 못는 거 읏주마는, 엿날은 자리물회부떠 시작되엇주.  잡아온 자리 비늘 거시려뒁 뻬째 씹어지게 비스름 게 썰어놓곡, 마농이영 물웨영 세우리영 윳섭(들깻잎)이영 고치영 이것저것 썰어놩, 물 비우곡 뒌장 풀어놓곡 식초나  방울 털으치문 시원 자리물회가 뒈엇주기. 자리 대가리 데껴불지 말앙, 돔베에 놩 칼 룩으로 독독 상 놔사 국이 베지근메. 우영팟디 싱거둔 줴피 입상구리(잎사귀) 다당 놩 먹으문 더 맛 좋곡. 이젠 어렝이나 객주리, 한치로도 그록 물회 영덜 먹주마는.

# 냉국광 장국, 호박국

‘국 하영 먹으민 가시어멍 눈 멜라진다’는 속담은 국 하영 먹는 걸 꼬집는 말이주마는, 지들커(땔감) 으시도 여먹어지는 것이 냉국이라. 밧디 가문 그냥 물에 뒌장 풀엉, 둥둥 뜬 티(파리유충)나 건정 뎃겨 불문 냉국이 되곡, 그디다 물웨 숭숭 썰어놓으문 물웨냉국, 톳 륜 거 물에 컷당 아놓으문 톳냉국, 청각 아놓으문 청각냉국이 되엇주.

아명 라도 장국거리는 배추나 삐랏주. 여름에 어린 배추 먹기 시작문 슬 지낭 저슬에도 우영밧디 남앙 국거리가 되엇고, 퍼대기이나 동지은 그것대로 봄장 국거리가 뒈영, 그자 물 끌령  시서 놓곡 뒌장이나 풀어놓으문 국이 되어시난. 주마는 삐는 궤기 놩 끌릴 때 썰어 놩, 장물로 간을 엿주기. 궤기 으시문 멜쳇 우려놩도 끌령 먹어서.

호박은 선 거나 익은 거나 다 국거리주. 코롬 거난 그냥 장만 놓으문 되주마는 갈치고 끌려사 떡궁합이랏주. 호박은 익을수록 맛 좋넨  말이 싯듯, 잘 익은 호박 타당 난간이나 마리에 제겨 둠서로 저실이 지나도록 국 끌령 먹엇주. 또 호박잎도 싱싱 거 다당, 사락사락 거죽 벳겨뒁, 집 허텅 국 끌리문  맛 나곡. 다 못영 지슬(감자)로도 국 끌려 먹어시난 말 다엿주.

글 김창집 작가·㈔제주어보전회 운영위원



양주머리 : 주로 쟁기나 따비의 몸인 쟁기술의 맨 끝에 질러 박아진 가로로 된 T자 모양의 손잡이

미삐쟁이 : 참억새의 줄기끝에 이삭 모양으로 핀 기다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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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왕수왕 : 서벅서벅. 배나 무 따위를 베어 무는 소리

일가방상 : 일가붙이의 집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