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아련한 제주의 봄 풍경
전읜 질헤서 동네 할망이 뎅겸시민 인라도 는디
이젠 동네 아으덜은 웃음사 디 인는 양도 읏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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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지붕 아래 두 할머니'(「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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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두 여자분의 이왁을 글로 옮겻수다. 이듸선 ‘서체’와 ‘여체’ 정도가 쓰엿수다.
할마님 잇수강/가? (대답이 없자) 어디 갑디가/데가? (역시 대답이 없음) 어디 가신고(홀로 중얼거림)? 우영팟의나 가신가(홀로 중얼거림)? 에, 그레나 강 보저(홀로 중얼거림).
(우영팟에서 할머니를 찾음)
할마님 그듸서 무신 거 염수가게? 게메, 집의 읏언게마씀.
으, 누게라. 아이고, 철수 어멍이로고나게. 이거 어떤 일이심?
예, 철수 어멍이우다게. 그듸서 무신 걸 염수가게?
무신 걸 는고. 봄 뒈난 키도 곡, 검질도 메는 체 곡, 두불콩도 싱그는 체 곡 염주.(조심스레 일어서서 손을 털면서)
집더레 글어.
읏수다게, 할마님 는 일이나 십서게. 나도 이듸서 손도웸커메.
에에, 무신 거 곡 대곡 게 셔. 나사 매날 노는 사름이난 아무 때라도 왕 민 뒐 거난 걱정 말앙 집더레 걸으심.
(집으로 오면서)
이녁넨 펜안연/엿순?
예, 펜안헷수다. 할마님은 어디 아픈 듸나 읏수가.
쯔(세 차멍), 나 하 가난 아니 아픈 듸가 읏은 모냥이라. 종애도 아파 보앗닥 허리도 아 봣닥 염서.
게메양, 나 하 가걸랑 아프지라도 말암시민 얼마나 좋으코양.
게메도 말이주.
경 디 철수 어멍도 딱 르져실 건디, 어떵연 이레 내컬엇순/내클엇센.
요샌 일을 젱만 민 일이사 읏수가. 보리밧디 검질도 메곡, 바당의 톳도 해 사곡, 트멍의 고사리도 거꺼다 놔사곡, 꿩마농도 여당 지도 아사곡 일이사 한 땝주. 어디 뎅기단 보난 고운 속을 보아지테, 아명 바빠도 속버물이도 영 아이덜토 먹게꾸리 곡, 나도 먹어 보젠 연 멩글아십주. 경 연 할마님도 맛이나 봅센 연 져 왓수다.
아이고, 매번 고마왕 어떵 코? 난 무신 거 주도 못염신디.
무신 거 경 고맙곡 대곡 게 잇수가? 우리가 할마님 신셀 가프젠 여도 다 못 가판 염십주게.
(집에 이르러서)
이레 쏙 들어 앚심. 앚앙 놀멍 이왁이나 당 가심.
영철인 교 갓고나마씀?
으, 교 가서.
영철이도 이제 하영 커서양?.
게메, 아이고, 그 에미 유리로 물 졸졸 나는 거 질루젠 난 눈 앞이 왁왁연게, 어두왁악 단 보난, 지질로 컨, 이젠 중교 뎅겸서.
지질로 큰 말이사, 우리가 다 알암십주. 할마님이 이레 업엉 악 저레 심엉 악 멍 애씨멍 키우난 저만이 커십주. 다른 할마님 트민 이제 어떵사 뒈여신딘 몰라마씀. 고생엿수다. 가의도 커나민 할마님 공을 갚을 거우다. 가의 교 뎅기는 거 보민 착게 잘 크는거 닮아마씀. 질헤서도 우리라도 봐지민 경헤도 절도 곡 여마씀.
아이고, 경는가? 질헤서라도 봐지건 가의 잘 그늘와 줘. 난 매날 걱정이라. 할망이영 살안 버릇 읏이 컴시카부덴 듦이 일이라. 요샌 아으덜 는 거 보민 엿날 곤 막 달라진 거 닮아. 전읜 질헤서 동네 할망이 뎅겸시민 인라도 는디, 이젠 동네 아으덜은 웃음사 디 인는 양도 읏어.
게메양, 전읜 민 이웃집의 강 불도 담아 오곡, 키도 울담으로 넹기곡, 집의서 벨난 걸 거나, 식게만 넘어나도 퉷물도 갈랑 맛보게시리 어당 안내기도 곡, 동네 아으덜은 이녁네 아으덜로 예경 소리도곡 멍 살 때도 이서나서양.
고말고게. 질로 가당도 다른 사름이 검질을 메나, 일을 염시민 그냥 넘어 가들 아니 여나서. 말로라도 ‘속암수뎅’도 곡, 어려운 거 닮으민 려들엉 손도웸도 여뒁 넘어 갓주.
이젠 질헤서 불림질이라도 염시민 채 탕 넘어가는 어른덜토 성가시민 무신 거옝 으멍 넘어가는 거 닮아. 살아지카원. 이젠 난 나고 이녁은 이녁인 때인 거 닮아. 옛날 닯들 아녀.
게메마씀. 경 여부난 인심은 더 박여지는 거 닮수다.
영철인 교 잘 뎅깁네까?
으, 잘은 뎅겨. 경 디 여 렝 는 건 하메. 난 잘 도시리지도 못커라마는 이것도 여 줍서, 저것도 여줍서 민 이 늙은인 가의가 는 건 여주고정은 고나마는 줸 게 이서사 주. 음으로만 뒈는 일이라. 난 가의곡은 툴 일이 읏엄직 주마는 그런 걸로 영 가의광 투아질 때가 하.
게메양, 요새 아으덜 컹 교 보내어 가민 부모덜이 아으 조롬 댐으로 먹을 것도 못 먹곡, 쓸 걸 제대로 못 써 마씀. 어느 집이나 생덜 신 집은 그일 저일로 드는 게 일이라마씀. 할마님이사 헛뒈게 쓰지 아니 곡 게 살렴난 그만이라도 염수다. 다른 집도 아으덜 교 보내는 게 큰일이라마씀.
아으덜이 부량이라도 여봅서. 부모네가 간이 녹읍주. 요새도 어디 뎅기당 보민 누게네 아덜은 어떵 곡, 누게네 은 어떵 곡 하는 소릴 들어져마씀. 경 여도 영철인 할마님 공 잘 알앙 곱게 잘 클 거우다.
게메, 경만 여 주민 이 늙은이 소원이 더 셔? 가의 커낭 장게 보낼 때지만 살아지민 좋을 건디 사름 일이사 알아지는가?
할마님이랑 걱정을 마십서. 할마님도 건강고, 영철이도 착고 난, 영철이가 제게 커낭 장게 강 할마님 잘 모시젱 거우다.
게메, 경만 민 얼메나 좋으코?
이젠 놀아시메 가쿠다.
가젠? 이듸 만 앚아서.
무신 거 쿠가?.
무신 걸 여게. 오래간만이 와신디 키나 아당 주커라.
키걸랑 만 줍서. 요샌 덜토 막 비싸신디마씀.
(잠깐 빈 사이)
아이고, 할마님도 키걸랑 만 앙 줍센 난 킨 아니고 무신 걸 이우꽈게.
나가 이녁신디 무신 걸 줘게. 줄 게 읏으난 잽젼 놔둔 콩이 싯길레 줌 져와서. 이거 하지 아니주마는 졍 강 먹심.
아이고, 콩 받으레 왓수가. 이걸 어떵 민 좋으코마씀. 들여 놉서.
이녁이 드려 놔게. 족주마는 졍 가곡, 또 놀레 오심. 저 속 버물인 영철이 오민 디 먹으멍 이녁 은 말 잘 으커라. 저 가심.
이십서. 나도 콩 잘 먹쿠다. 또 놀레 오쿠다.
잘 가이.
예. 잘 이십서.
글 송상조 문학박사·㈔제주어보전회 고문
제민일보(http://www.j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