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자료실

일반자료실 줄 비멍 집이는 날은 온 동네 잔치랏주
2010-07-10 14:40:19
제주어보전회 <> 조회수 1382
211.110.124.91
집줄놓져, 집일져, 저를지엇주

   
 
  초가지붕 이는 모습. 제민일보 자료사진  
 
 잇날 제주 사름 열에 아홉은 집줄놓앙 로 지스로 누빈 초집이서 살아서. 육지선 논이 하난 나록찝(볏집)으로 지붕을 이는디(엮는데), 제주 섬엔 논이 벨로 으서노난 새(띠) 비어당 지붕에 더껏주. 또, 이 워낙 쎄어노난 줄 비엉 지붕을 무꺼사 여서. 경단 보난 시상에 으신 유벨난 제주 초집이 뒈어셰.
 초집은 보통 해에 번 일주마는 산남광 산북이 틀리메. 서귀포나 남원, 표선더렌 비 하영 와부난 해에  번씩 일곡, 비도 족곡 하늬 팡팡 부는 산북더렌 2년에  번 일어도 되어서. 경민 어떤 집이선 번은 안거리, 번은 밧거리광 모커리 는 식으로 메들이멍(번갈아가며) 일엇주기.
 
 # 새, 각단 준비하기

 잇날부떠 려오는 말에 '집 치레 말앙 밧 치레 렌' 엿주마는 저실 돌아와가민 집 이는 것이 큰 일이엇주게. 이놈이 새옌 건 아무디나 잘 낭 잘 크는디, 쉬가 잘 먹는 풀이라서 가두왕 키와사 여서. 웃드르 밧이 한 사름이사 밧디 새 드렷당 비어 오문 뒈주마는 밧 으신 사름덜은 벵작든지 사 올 수베끼 으서서. 경단 보난 으신 사름덜은 밤이 놈의 밧디 들엉 새 도독질 는 일도 흔엿주. 그걸 막젠 난 새 비는 걸 금엿당 곡석이역 촐이역 다 연 해경을 여셰.

 새는 비영 게(가지런하게) 무꺼당 데명 놔두곡, 르곡 맨작 각단은 마주 무꺼당 집줄놓는 날까지 데명 다두는디, 각단이 모지레문 고망 각단을 레 가메. 낭 트멍이나 가시자왈 소곱에 거나 목장에 쉐 트더먹당 남은 걸 비어오는 거주기. 알거시릴 건 꼼 뻣뻣 새나 는 어욱 비어당 지붕 돌아가멍 질르는 걸 말여. 어시문 각단으로도 거시렷주기.

 # 집 줄 놓는 날

 실커(가을곡식) 거두와들영, 일 다 린 집이선 날 봐서 집줄 놓주기. 보통 뜬 동네 사름덜광 서로 수누는거주. 쉐앗배로 진 줄, 른 줄 재어당, 진진 마당이나 올레에 표적영 줄을 비주기. 손 거친 어른덜은 아장 각단 풀엉 줄 놓곡, 아이나 할망, 동네 예펜 삼춘덜은 호롱이 졍 빅빅 둘르멍 줄 비어. 경문 이녁만썩(제나름으로) 좋은 호롱이 투곡, 줄 잘 놓는 삼춘신디 비어보젠 투멍 야단을 쳐.

 아이덜은 잘 비염젠 추그려가문 빅부떵(겨루어서) 호롱인 잘 돌리진 아니아댕김만 당 줄 팡팡 그차지멍 난리가 아니였주기. 적당게 비어지문 두 줄을 이성 어울리는디, 사름은 뒤치기 고망에 찔렁, 코골레기 진 걸 에 꿰영 웨우둘루곡(반대편으로 휘두르고), 사름은 두 줄을 어울리문, 두 사름은 게 상 빙빙 돌려사 난, 다 영 니 사름이 필요하엿주. 줄 어울릴 때 줄 비는 사름 둘이 껏듸 상 비당 두 줄이 부텅 빅빅 뒈와져불문(비틀어 꼬아져버리면) 사둔엿젠 웃곡 엿주기.

 # 집이는 날의 풍경

   
 
  집줄놓는 모습.  
 
 집 일젠 민 익숙게 잘 이는 어른광 일꾼 서너 명이 더 필요메. 손 읏곡 암직 날을 잡앙, 집일 때 필요 사름덜 미리 빌어낭, 집이는 날은 몬제 데며둔 샛뭇을 마당에 내어노멍 과장게 세왕 지붕에 두어 사름 올르곡, 거왕 맬 사름은 미로 거왕에 무껏단 줄을 딱 그차 불어동, 삭은 거왕 이시문 는 낭이나 왕대 져당 새 걸로 아맨 후제사, 집줄 논 거 내어놓주. 지붕에 올른 사름덜은 우선 이레저레 댕기멍 골친디영 비 새는 디 평 파낼 건 파 내불곡 그딜 다른 걸로 메우주. 저진 걸 빼내엉 마당더레 탁 터르치문 그딘 큰큰 굼벵이덜 오망오망는 것도 봐나서.

 지붕이 너미 두꺼우문 걷엉 그신새를 더러 묶엉 터러처불곡, 알거시릴 거나 각단으로 지붕 끝을 돌멍 꺼꿀로 박으문 묵은 집줄은 류와불주기. 그 때 기운 씬 장남덜이 려들엉 샛뭇을 훅훅 지붕더레 데끼문 우티선 바당 근 놔두고, 끝나문 샛뭇을 풀엉 아래서부떠 우터레  페우멍 일어가곡, 멧 도리 돌아지문 사름은 올리는 집줄을 받앙 으로부떠 가로 세로 잘 마추멍 메주기.

 요즘 사름덜 집 줄 매렝 염시문 라나불 거여. 기신새 를 팍팍 털어졍 눈에 가시 들곡, 오래 고개 들렁 매당 보문 고개 아프곡, 발판이서 씨게 아댕기당 줄 팍 그차지문 뒤터레 털어지멍 뒷더망셍이 까지곡, 말이 아니라. 지붕에 올른 사름은 시카부덴 두루 입엇당 하니문 을엉 독독 털곡, 또 국이나 하영 먹엇당 오줌 려왕 산기벵(오줌소태) 걸린덴 난.

 # 온 동네 잔치로

 '모다 든 돌 개벱다'고, 줄 비멍 집이는 날은 동네 잔치랏주. 오랜만이 모영 웃음벨탁멍 소도리도 맞추곡, 요란이 뒈싸지엇주기. 요 를기까지만 여도 흥젱이 단 손짓놈이 벌써 저치록 컨, 줄 확확 비는 거 보멍 할망 하르방이 미지난 빙색이 웃는 걸 본 메누리 가심은 탕탕 뛰엉, 무신 거 맛 존 거 영 안니젠 화륵치는 거 보문, 사는 맛이 낫주기.

 경덴 벨거나 셔서. 궤기장시나 넘어감시문 콩 두어 뒈 주언 복젱이나 상, 묵은 짐끼에 디 보깡 베지근게 먹주마는…. 그냥 동짓를 서껑 박 콩국이나 끌리곡 쿠싱 자리젓에 퍼대기, 보리쌀에 이나 하나썩 서끄문 탁상이랏주. 남박세기나 낭푼이에 밥 거련 여럿이 라졍 먹으문 구진 것이 이서. 집 일멍 수고장남덜랑 좁쌀탁배기나 두어 그릇 대접문 그만이고.  

  사나흘 지낭 지붕이 게  자문, 돌아가멍 줄을 잘 당겨 매멍 남은 건 그차불곡, 게 다듬으문 말쑥 새 집이 되영, 해 시름은 벗엇주. 잇날은 영덜 영 살아셰.
 글 김창집 작가·㈔제주어보전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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