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록한디 꿩독새기 싯나 |
[속담으로 배우는 제주어]으슥한 곳에 꿩알이 있다 |
어머니 : 보리밧디 강 대우리 메게.
(보리밭에 가서 귀리 매자.)
딸 : 대우리가 뭐꽈?
(대우리가 뭐예요?)
어머니 : 보리 춘 뒈주. 식물덜도 춘이 잇주.
(보리 사촌 되지. 식물들도 사촌이 있지.)
딸 : 저디 보난 암꿩 암신게마씨.
(저기 보니까 암꿩이 날고 있어요.)
어머니 : 그디 강 보라. 꿩새기 실 거여.
(거기 가서 보라. 꿩알 있을 것이다.)
딸 : 이디 꿩새기 하영 신게마씨.
(여기 꿩알 많이 있어요.)
어머니 : 꿩새긴 아무 디나 싯지 아년다. 주넹이 잡으레 뎅기당 보민 보리밧디 곡 유채밧디 시록 디 싯나.
(꿩알은 아무 곳에나 있지 않지. 지네 잡으러 다니다 보면 보리밭 하고 유채밭 으슥한 곳에 있어. )
딸 : 무사마씨?
(왜요?)
어머니 : 꿩은 겁이 한 동물이주. 경 난 시록 디만 꿩새기 싯나.
(꿩은 겁이 많은 동물이지. 그러니까 으슥한 곳에만 꿩알 있다.)
딸 : 저디 강 꿩새기 줏엉 오쿠다.
(저기 가서 꿩알 주어서 오겠어요.)
어머니 : 꿩새기에 세우리나 패마농 썰어 놩 반찬 멩글라. 코시롱주.
(꿩알에 부추나 파 썰어 넣어서 반찬 만들어라. 구수하지.)
□ 해설
평소 점잖고 조용한 사람이 갑자기 이상하고 못된 짓을 하거나 이 같은 행동이 뒤늦게 밝혀졌을 경우를 견줄 때 나오는 속담이다. 예를 들면 평소 빌려준 돈이나 물품 대금 등을 잘 갚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도망을 친다든가, 열심히 공부하고 학생으로서 본분을 다한 모범 학생이 갑자기 학생의 본분에 어긋난 행동이 뒤늦게 밝혀졌을 때 빗대어 말하기도 한다. 즉 근엄한 사람의 이중적 위선을 상징적이고 재미있게 표현한 속담이라 할 수 있다.
꿩새기: 꿩알 춘: 사촌
다: 날다(飛) 주넹이: 지네
세우리: 부추 패마농: 파
코시롱다: 구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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