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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체면젱인 굶엉 죽곡 호사젱인 얼엉 죽나
2010-04-27 14:13:02
제주어보전회 <> 조회수 1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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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젱인 굶엉 죽곡 호사젱인 얼엉 죽나
[속담으로 배우는 제주어]


(체면치레하는 사람은 굶어서 죽고 호사(豪奢)하길 좋아하는 사람은 얼어서 죽는다)

신사 1 : 에구. 베고프다. 가진 돈은 엇고, 메날 친구덜안티 얻어먹을 수만도 엇고. 오기 부련 직장에 사표냉 나온 거 두고두고 후훼염쩌. 친구덜안티 대기업에 잘 나감젠 헤신디, 이제 왕 체면 때문에 밥 사 도렌  수도 엇고. 어휴, 체면리당 굶어 주그켜.

(에구. 배고프다. 가진 돈은 없고, 매일 친구들한테 얻어먹을 수만도 없고. 오기를 부려서 직장에 사표를 내고 나온 것이 두고두고 후회가 되는구나. 친구들에게 대기업에 잘나간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체면 때문에 밥을 사 달라고 할 수도 없고. 어휴, 체면 차리다가 굶어 죽겠네.)

신사 2 : 아니, 갑자기 무사 영 날씨가 추우냐. 저실양복덜은 딱 꾸질꾸질연 입질 못켜. 맞선보는 날인디 멋지게 령 가살 건디. 에이, 봄양복이라도 입어사켜. 어어어, 경디 무사 영 추우냐. 으흐흐, 춥다. 얼어 주그켜. 아이고, 호부리당 얼엉 죽으켜.

(아니, 갑자기 왜 이렇게 날씨가 추우냐. 겨울양복들은 모두 꾸질꾸질해서 입지를 못하겠네. 맞선보는 날인데 멋지게 차려서 가야 할 것인데. 에이, 봄양복이라도 입어야겠네. 어어어, 그런데 왜 이렇게 춥냐. 으흐흐, 춥다. 얼어 죽겠네. 아이고, 호사부리다가 얼어서 죽겠네.)

 

해설

체면은 남을 대하기에 떳떳한 도리나 얼굴을 말한다. 오랫동안 굶어서 배가 고픈데 체면치레하느라고 얻어먹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체면만 내세우다가는 굶주려 죽기 알맞다. 호사(豪奢)는 호화롭게 사치함을 일컫는다. 그러므로 ‘호사쟁이’는 호사스럽게 보이기 위하여 멋을 부리는 사람을 뜻한다. 추운 겨울 나들이 때 멋을 부리려고 옷을 얇게 입었다가는 추위에 된 고생을 한다. 추위에 얼어 죽기 알맞다. 이처럼 괜히 남의 눈을 의식하여 개인적 실리(實利)를 잃는 행위야말로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속담은 실속 없는 처신을 나무라면서 경계할 때 사용하는 속담이다.

 

체면젱이 : 체면치레하는 사람. 체면쟁이.

호젱이 : 호사하길 좋아하는 사람. 호사쟁이.

굶엉 : 굶어서.

왕 : 와서.

엇고 : 없고

<자료제공=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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